“여성인권 꽃피우는 세상 만들겠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핵협의회(이하 정대협) 상임대표가 ‘제3회 이우정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92년부터 정대협 간사, 사무국장, 상임대표를 맡은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아시아 여성들과의 연대를 이끌어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수상 소식을 듣고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는 그는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내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정대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때는 94년 일본이 위안부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시아여성평화국민기금’을 전달하려 했을 때다. ‘받자’ ‘받지 말자’는 주장이 엇갈리며 피해자, 민간단체 안에서 찬반이 갈린 채 분열이 일어났을 때 가슴이 아팠단다. 정대협이 기금을 받은 할머니들을 따돌린다는 일본측의 억측으로 비난의 화살도 빗발쳤다. 그는 이 일로 진심도 왜곡될 수 있다는 씁쓸한 교훈을 얻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이 오히려 위안부 문제 활동가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올해부터 정대협 상임대표를 맡은 그는 기금 부족으로 착공하지 못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을 위해 대대적인 모금활동에 주력할 뜻을 거듭 밝혔다.
“지옥 같은 삶을 사시면서도 운동을 포기하지 않은 할머니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겠습니다.”
이우정 평화상은 여성평화운동을 실천한 여성운동가 고 이우정 선생의 뜻을 기린 상으로 평화여성회가 2005년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