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존의 피임약은 21일간 복용하고 7일간 위약을 복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라이브렐은 매일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월경주기가 아예 없어진다. 피임약 제조사인 미국의 와이어스는 “라이브렐의 피임효과는 기존의 먹는 피임약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최근 4년간 미국 제약업계에서는 여성의 월경 빈도와 기간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여성계 환영…“모성 끝났다” 비판도 분분
여성계는 여성의 건강과 재생산권을 보호함에 있어서 여성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고 환영하고 있다. 라이브렐은 무엇보다 여성의 건강에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다.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의 베스 조던 박사는 “이 약이 실제로 의사들이 복용할 정도로 안전성이 확인된 약”이라고 밝혔다.
피임약이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합성물을 함유하고 있어서 배란을 억제한다. 배란이 되지 않으니 임신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미국의 일반 여성의 20~30%가 월경 기간을 최소화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특히 기존의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생리통, 자궁내막증, 편두통 등을 호소한 여성들이 새로운 피임약의 잠재적인 소비자가 될 것으로 본다. 즉 생리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는 여성들에게 이 약이 해결책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와이어스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성들은 생리 횟수나 기간이 줄면서도 예정에 없는 생리를 경험하기도 했다. 참여자 중 59%의 여성은 6개월이 지나자 월경이 중단됐다. 그러나 18%는 중도에 예기치 않은 월경을 경험했다. 한편 피임효과는 매우 뛰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유사한 피임약으로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시판되기 시작한 야즈(Yaz)와 로에스트린(Loestrin 24 Fe)이 있는데 이 약은 생리 기간을 4일 이하로 줄여준다. 또 시즈니크(Seasonique) 피임약은 생리를 1년에 네번만 할 수 있게 하는 약이다. 이번에 시판이 허용된 라이브렐은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생리주기를 완전히 없앤 것이다. 시판은 오는 7월에 시작된다.
미국의 여성건강정책지 ‘Kaiser Daily Women's Health Policy Report’에 의하면 미국 일반 여성의 3분의 2는 피임약을 통해 월경을 중단시키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판 가격은 미정이다.
한편, 각종 미국 언론에서는 이 새로운 피임약의 7월 시판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판 결정에 대해 ‘시카고 선타임스’에서는 ‘모성은 끝장났다(Mother nature you're fired!)’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못마땅함’을 드러냈고, ‘워싱턴 포스트’ 역시 ‘월경의 종말(Period. The End?)’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성의 재생산권에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