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 풍광 그대로…가슴벅찬 여행지
DMZ에서 즐기는 ‘생태관광’
양구는 최근 민간인 통제구역인 DMZ의 일부를 개방, 국내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로 알려진 ‘두타연’의 자연경관을 맛볼 수 있게 했다. 이곳은 특히 비무장지대를 흘러온 북쪽의 물과 남쪽의 물이 만나 한반도 모양의 폭포를 연출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여기서부터 1시간40분가량 트래킹을 할 수 있는데, 이 코스는 금강산으로 향하던 옛길로 더 의미가 있다. 6·25전쟁 중 중공군을 물리친 우리 국군을 치하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명명했다는 ‘파로호’와 쉬리, 어름치, 수달 등 희귀동물이 많은 ‘수입천’ 등도 자연생태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대암산 자락에 조성된 ‘생태식물원’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식물원으로 민통선과 DMZ 내의 식물, 고산성 식물, 북방계 식물, 산지습원 식물 등 600여종의 생태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바위구절초, 체꽃, 끈끈이주걱, 하늘매발톱, 피나물 등의 희귀식물은 가장 인기 있는 전시물.
최전방 군부대와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는 양구에는 안보전적지가 특히 많다. 해발 1049m DMZ 철책선에 있는 ‘을지전망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유명하다. 이곳에 오르면 운봉, 간무봉, 무산 등 북한의 산악지대가 한눈에 보이고, 북한 병사들이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가꾸는 경작지도 볼 수 있다.
전망대 내부에 있는 대형 망원경을 통해 북한군의 근무상황도 관찰되며, 맑은 날씨에 오르면 금강산의 비로봉, 월출봉, 차일봉, 일출봉 등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시선을 뒤로 돌리면 민통선 내에 있는 유일한 면 소재지역인 ‘해안면’이 보이는데, 타원형 분지인 이곳은 6·25전쟁 중 외국 종군기자가 ‘펀치볼’(화채그릇)이라 이름을 붙여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도솔산 전투, 펀치볼 전투, 피의 능선 전투 등 6·25전쟁 당시 양구지역에서 일어난 9개의 전투사를 공부할 수 있는 ‘전쟁기념관’과 1990년도에 마지막으로 발견된 제4땅굴,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통일관’ 등이 있다.
세계적인 화가 박수근의 고향이기도 한 양구는 2002년 그의 생가가 있었던 정림리에 ‘박수근 마을’을 조성, 문화관광의 요충지로 활용하고 있다. 박수근 마을을 대표하는 ‘박수근 미술관’은 박 화백의 손길이 담겨 있는 작품들과 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의 일생을 사진전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술관 건물은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거친 질감을 나타낸 듯 화강암으로 만들어졌고, 뒷동산엔 박 화백 부부의 묘소가 있다. 마을에는 예술인들이 입주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예술인촌도 있다.
양구의 역사적 발자취를 생생히 보여주는 문화공간도 많다. 양구지역에서 출토된 신·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 650여점이 전시된 ‘선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선사시대 전문 박물관으로, 석기 제작 체험, 고인돌 운반, 수렵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방산자기박물관’은 양구 방산의 백자 생산 역사 600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선백자와 도편 등이 전시돼 있다. 미리 신청을 하면 흙 만드는 것부터 성형, 가마굽기 등 자기를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양구 팔랑지역의 민속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팔랑민속관’, 양구의 농경문화 역사를 보여주는 ‘양구 향토사료관’ 등 다양한 전시관과 역사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