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여성마라톤대회의 수상자들을 소개한다. 이번 대회는 5㎞·10㎞·하프 마라톤과 5㎞ 걷기로 진행됐으며, 걷기를 제외한 각 부문에서 1~5위를 차지한 마라토너들에게 상금과 트로피 등이 수여됐다.
이밖에 최다 단체 참가상은 양원초등학교·양원주부학교가, 최고령 참가자상은 85세의 장생애씨가, 최연소 참가자상은 올 3월 태어난 양정우군에게 돌아갔다.
[하프]
여자 1위 이정숙씨
제7회 여성마라톤대회 하프 부문의 우승은 이정숙(42·충남 천안)씨가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기록했다.
“여성들이 만든 특별한 대회에서 두번씩이나 우승하게 돼 기쁩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기록으로 3연패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육상 중장거리 선수 출신으로 현재 천안시 체육회에서 초·중등 육상 엘리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셀 수 없을 정도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런 그가 꼽는 여성마라톤대회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친근한 대회 분위기다.
“여성마라톤대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분위기도 남다르고요. 특히, 달리기라면 지레 겁부터 먹을 수 있는 여성들이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죠.”
이씨는 “마라톤을 하나의 축제이자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도록 애써주는 여성신문에 감사한다”면서 “50만원의 상금은 지도하고 있는 꿈나무 육상선수들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남자 1위 김광호씨
하프 남자부문 1위에 입상한 김광호(34·경기 평택)씨는 제7회 여성마라톤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1시간12분23초를 기록한 김씨는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여성마라톤대회 소문을 듣고 출전했는데, 이렇게 첫 출전에 우승까지 거머쥐게 돼 기쁩니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5년 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여성마라톤대회엔 고수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 대회 2달 전부터 운동량을 늘리고 식사조절도 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직장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주로 늦은 밤에 운동장에 나가 혼자 훈련을 했죠.”
김씨는 또 하나의 우승 비법으로 아내와 세 아이들의 응원을 꼽았다.
“오늘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와서 응원을 해줬어요. 7살, 6살, 3살배기 아이들이 ‘아빠 파이팅’ 하는데 힘이 나지 않을 수가 없죠.”
김씨는 “온 가족 모두가 즐겁게 달리고 걸을 수 있는 여성마라톤대회에 반했다”면서 “내년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출전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10 KM]
여자 1위 김은정씨
“한동안 쉬었다가 올해 다시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39분37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은정(40·경기 안산)씨. 젊은 시절 선수생활을 한 그는 10년 만에 마라톤을 다시 시작한 마라토너다. 김씨는 “기록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데, 그동안 운동을 쉰 게 그대로 들통나버렸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실 여성마라톤대회엔 이번이 네번째 참가예요. 5㎞, 10㎞, 하프까지 전 종목에 참가했었는데, 상을 탄 적은 없어요. 그동안은 그냥 연습 삼아 출전했는데 올해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막판 1㎞를 앞에 두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막 달렸어요.(웃음)”
김씨는 ‘안산시 마라톤 클럽’에서 14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뛰고 있다.
“동호회에서 12명이 참가했는데 여러분이 각 부문에서 수상했어요.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김씨는 “다른 대회보다 ‘여성’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돋보여 레이스 내내 편안하게 뛰었어요”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남자 1위 김홍주씨
“함께 출전한 우리 학생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올해 10㎞에 처음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김홍주(36·경기 수원)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과 함께 출전했다. 바로 수원에 있는 특수학교인 자혜학교 마라톤부 학생들이다. 그래서인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든 김씨의 얼굴엔 웃음이 그칠 줄 몰랐다.
“지난해엔 학생들과 함께 5㎞에 출전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훈련을 해왔지만 혹시 중도에 이탈하지 않을까 뛰는 내내 신경을 써줘야 하거든요. 제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후 다시 되돌아가 함께 뛰었죠.(웃음) 모두 다 완주해 무척 기쁩니다.”
런너스클럽의 회원이기도 한 김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건 2004년부터다. 담배를 끊고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할까 하다 선택한 것이 바로 마라톤이다. 처음엔 호흡을 조절하느라 숨도 가쁘고 힘들었지만, 올해에만 16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베테랑 마라토너가 됐다.
김씨는 “내년에는 꼭 하프코스에 도전하겠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5 KM]
여자 1위 김유미씨
여성마라톤대회 5㎞ 부문 단골 우승자 김유미(35·경기 광명)씨가 올해도 우승패를 거머쥐었다. 6회째 여성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에 이어 5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김씨는 “올해는 훈련을 많이 못해 걱정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다행”이라며 평소 아이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운동해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광명초등학교 육상부 코치를 맡고 있다.
매년 대회에 참가한 ‘여성마라톤 지킴이’답게 여성마라톤에 대한 애정 어린 소감도 빼놓지 않았다.
“여성마라톤대회가 점점 발전하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앞으로도 여성, 가족들이 참가해 즐길 수 있는 대회로 발전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끝까지 함께 할게요.”
남자 1위 정운성씨
“풀코스는 없나요? 그럼 내년에는 하프코스에 참가할 겁니다.”
5㎞ 남자 1위 정운성(45·강원 원주)씨. 원주 북원마라톤클럽에서 온 정씨는 “지난해 참가해 3위를 했는데 올해도 같은 코스라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됐다”며 “내년부터는 하프코스에 도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마라톤클럽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마라톤을 해왔다는 정씨. 그는 “전국에 40여개 마라톤대회 중 여성마라톤대회는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아 항상 참가하고 싶은 대회”라고 말했다.
“여성마라톤은 매년 양적, 질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전국 랭킹에 올라 있는 사람들도 다수 참여해 기량을 겨뤄볼 수도 있구요”라며 “내년에도 꼭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