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녀 정책 탓…둘째·미혼모 자녀는 무조건
미국의 비영리 방송국인 NPR(National Public Radio)는 지난 4월23일자 보도에서 중국 남서지역 광시성의 강제낙태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현재 시행 중인 중국의 ‘한 부부 한 자녀 낳기 정책’은 둘 이상의 아이를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바이써(百色,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시 지구에 있는 도시), 에서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가 적발된 여성은 강제로 낙태시술을 받고 있었다.
바이써 가족계획담당 공무원들이 가정방문을 다니며 1자녀 여부를 감시한다. 만약 둘째를 임신 중인 여성이 발각될 경우 일단 여성이 자발적으로 낙태시술을 받도록 권고한 후 거부할 경우 공무원들이 강제로 산부인과로 데리고 간다. 게다가 미혼여성이 임신하게 되면 ‘정상적인 자녀’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강제로 낙태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낙태시술 병원은 여성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전했다.
낙태시술 대상 중 적지 않은 여성들이 임신 7개월 이상이며 심지어 9개월인 여성들도 있다고 전했다. 임신 7개월 이상인 경우 유도분만으로 낙태시술을 하게 되는데, 많은 경우 유도분만은 10시간 이상이 걸리며 정상 분만과 같은 산고를 겪어야 한다. 분만된 아이가 여전히 생존해 있는 경우도 많으며, 즉시 병원측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이같은 과정은 산모에게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까지도 주고 있다. 게다가 낙태수술은 불임수술과 자동적으로 함께 이루어져 여성의 ‘몸 권리’에 대한 불감증이 수위를 넘고 있다.
‘한 부부 한 자녀 낳기 정책’은 중국 정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 팽창을 막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1980년에 도입된 이후 엄격하게 시행돼왔다. 그 결과 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배우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전역에서 두 자녀 가정이 생기기도 하는 등 1자녀 정책이 느슨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영화감독 천카이거, 가수 마오아민, 축구선수 하오하이둥 등이 2자녀를 둔 유명인들이다.
NPR는 바이써 지역에서 ‘여성인권 학대’가 자행되고 있는 원인으로 바이써 지역 내의 출산율 억제를 위한 행정적 이유를 들었다. 이 지역은 지난해 출산율 억제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이같은 강제낙태로 목표치를 달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출산율 목표치가 13.5%였던 것에 비해 실제 출산율은 13.61%로 조사되었다. 여성의 몸을 행정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삼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중국은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중국 인구계획출산위원회 관계자는 “강제낙태 이야기는 정부 시책에 불만을 품은 자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