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총학 ‘총여 폐지 학칙개정안’ 파문
낮은 참여율·기능에 대한 인식 부족 원인

 

학내 여성운동을 주도해온 ‘총여학생회(이하 총여)’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 최종우(신학 3) 회장은 지난 3월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총여를 총학 산하 ‘성평등위원회’로 개편하는 내용의 총학생회칙 전면 개정안 학생 총투표를 공고했다. 총여가 남학생들이 내는 학생회비를 배분받으면서도 남학생의 참여를 배제하는 만큼 수혜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학칙 개정의 주요 배경이다. 이에 총여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선희(간호학 3) 총여 회장은 “여학생의 과반수가 참여해 이중 80%의 지지를 통해 선출된 총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행태”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총여는 여학생들의 복지와 학내 성차별적인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대표적 학내 기구로 1980년대 중반부터 하나둘씩 생겨났다. 초기에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사회변혁운동에 참여했다가 90년대 이후부터는 주로 학생들의 권익운동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90년대 후반부터 조직적으로 반성폭력 학칙 제정운동을 전개해온 것은 총여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총여뿐 아니라 학내 학생회 활동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후보를 내지 못해 총여가 사라진 대학도 부지기수다. 서울대는 여성운동·연구모임인 ‘관악여성모임연대’가 일찌감치 총여를 대신해 학내 반성폭력운동, 성차별 개선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고, 서강대와 세종대 등도 여성위원회가 여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성을 갖는 공식 기구가 아니어서 활동에 한계를 갖는다는 지적도 있다. 연세대 총여 사무국장을 맡았던 언니네트워크 국제연대팀의 이윤수련씨는 “대체기구만으로는 학내 여론을 모으거나 정책을 결정하는 데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총여 필요론’에 힘을 실었다. 중앙대 총여 회장 심효진(법학 4)씨도 “궁극적으로는 총여가 없어도 좋을 만큼 양성평등한 대학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총여가 여학생들의 고민을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대표기구임에 틀림없다”고 총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4월30일부터 실시되는 연세대 학생 총투표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총여의 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여성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총여가 출범했을 당시 들고 나왔던 과제들이 과연 학내에서 다 해결됐는지부터 살펴야지, 무조건적인 총여 폐지론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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