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들 5년간 증가율 남성의 4.6배

‘맘프러너’ 위한 정책적 지원 뒤따라야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주부 경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형 ‘마사 스튜어트’ 즉 맘프러너(Mom과 Eentrepreneur의 합성어)들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2006년 11월30일)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여사장의 증가율이 남성의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사업주들이 105만명으로 2000년과 비교해 2.6% 증가한 것에 그쳤으나, 여성 사업자의 경우 24만2000명으로 12.0%나 증가한 것. 전문가들은 이중 상당수가 맘프러너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맘프러너들이 뛰어드는 분야는 친환경 소재의 비누, 화장품, 장식품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것부터 퀼트, 비즈공예, 리본아트, 옷, 제과 판매 등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부라는 타이틀을 장애물이 아닌 성공의 원동력’으로 적극 활용했다는 점. 이들의 사업 아이템들은 주로 살림을 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와 평소 즐기던 취미생활 속에서 얻어낸 것들이다. 한국관광대학 겸임교수이자 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센터 ‘르호봇 삼성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심재후 대표는 이를 맘프러너의 ‘성공 포인트’로 지목한다. 주부 사업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재능을 정확히 알고, 자신에게 맞는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고객의 니즈(needs)까지 파악하는 마케팅 안목을 갖췄기 때문이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천연제품을 만들어 쓰다가 아예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를 교육하는 천연비누 전문카페 ‘7bless’를 운영하는 이경화(36, 사업 2년차)씨나 평소 요리에 대한 관심을 살려 월 800만원 수익의 주문 제작 케이크 전문점 ‘제이스 케이크(J’s cake)’를 창업한 전미경(47, 사업 5년차)씨, 출산 직후 급격히 찐 살 때문에 마땅히 입을 옷을 찾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에 착안해 월 매출 4억원의 빅사이즈 전문 의류쇼핑몰 ‘빅앤빅(www.bignbig.com)’을 설립한 이선미(34)씨가 대표적인 예다.

이경화씨는 “아로마테라피 전문가 과정(2년)을 이수하고 나서도 2년 이상의 오랜 준비기간을 거쳤다. 그리고 남편과 내가 직접 체험한 효험을 기반으로 자신있게 고객에게 홍보했다. 이것이 창업 성공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미경씨는 “대량 생산된 붕어빵 케이크에서 탈피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맞춤식 케이크로 차별화한 결과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재후 대표는 “IMF 시기 이후로 주부들의 창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 이상 안정적인 직장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편 실직에 대비함과 동시에 자신의 재능을 사업으로 연결시키려는 주부들의 자아성취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러한 주부들의 창업 ‘붐’을 따라주지 못하는 정책적 지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성창업 연구를 진행했던 한국여성개발원 양인숙 박사는 “주부 창업자들은 대부분 직장경험이 없고 네트워크가 부족하지만 ‘소득’과 ‘보람’ 모두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따라서 기존에 자금지원에 포커스를 맞췄던 저소득층 여성창업 지원과는 접근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며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기획서 작성 등의 포괄적인 컨설팅 지원을 포함한 차별화된 전문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IP] ‘맘프러너’ 되려면 이곳을 두드리세요

▶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창업보육센터    

   사무실, 자금, 경영 마케팅 등을 지원. 문의 (02)369-0900

▶ 서울특별시 여성발전센터(womancenter.seoul.go.kr)    

   직업교육 수료 후 체계적인 창업지원. 문의 (02)776-5577

▶ 중소기업청 창업보육센터(www.changupnet.go.kr)  경영·사업지원, 기술적·재무적·법률적 지원, 네트워킹 지원 및 시설·설비 제공. 문의 (042)481-4479

▶ 정부 운영 공공컨설팅 기관 소상공인지원센터(www.sbdc.or.kr)  창업 전문가 상담, 경영기술지도, 교육훈련, 자금 등을 지원. 문의 (02)3679-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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