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투자 ‘혼(婚)테크’ 공감대 높아…‘사랑’보다는 ‘조건’ 강세

과거에 비해 젊은 세대들에게 결혼이 절실한 문제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끊이지 않는 화두임에 틀림없다.

결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수록 아이로니컬하게도 결혼정보업체의 시장규모는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 중인 결혼정보업체는 소규모 업체까지 포함해 1000여곳에 이르고, 시장규모도 해마다 늘어 현재 7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정부 산하 문화예술기관에서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고은성(34·서울 잠실동)씨는 소위 물이 좋다는 피트니스센터의 멤버십 회원이다. 고씨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이 정도 투자는 기본”이라며 “한쪽이 기우는 결혼보다는 양쪽이 엇비슷해 시너지 효과를 갖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뀜에 따라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사랑’이 결혼조건의 우선순위였다면 요즘은 ‘경제적 조건’을 일차적으로 꼽는다. 특히 만혼이 일반화되면서 경제력을 갖춘 30대의 싱글에게 상대 배우자의 경제력은 기본이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전국의 미혼남녀 400명(25~34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상대를 소개받으면 조건을 살피고, 55.8%는 능력이 좋다면 나이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특히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장소나 모임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응답자도 46.6%에 이르는 등 ‘조건’은 결혼의 중요 요건으로 떠올랐다.

김혜영 여성개발원 가족지원센터 연구위원은 “로맨틱 러브를 기대하면서도 결혼에 대한 안전장치에 민감해졌기 때문에 소위 조건을 따지는 것도 개인의 ‘취향’으로 용인되는 사회분위기”라며 “여성의 경우 일정의 커리어를 쌓은 후에 결혼 상대자를 찾으려면 이미 결혼시장에서는 약간의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상업화·제도화된 업체를 찾는 경우가 늘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고씨와 같은 실속파들의 ‘결혼도 투자’라는 ‘혼(婚)테크’에 대한 욕구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결혼에 적극적인 ‘혼테크족’들은 상대자의 조건은 꼼꼼히 살피는 반면, 예물·예단 등의 혼수는 최소화하고 청약통장이나 주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김태현 성신여대 심리복지학부 교수는 “집값도 급등하고 생활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결혼에 현실적·실리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과거에 비해 집값 부담을 남성에게만 돌리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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