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바꿔야 재테크 성공
종잣돈 만들 것·가능한 빨리 투자 등 책은 많되 내용은 하나
투자 원리·기본 원칙 충실하되 쉽고 실용적이어야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한 재테크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재테크의 기본은 저축이다. 푼돈이라도 꾸준히 모아 종잣돈을 만들 것.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재테크를 시작할 것. 재테크 역시 시간 싸움이다.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수익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투자위험을 고려할 것. 기대수익이 큰 만큼 위험도 큰 법이다. 위험을 피하려면 기대수익도 낮춰 잡아야 한다.
어떤 책을 고를 것이냐도 그래서 중요하다. 투자의 원론을 마냥 늘어놓는 책은 지루하기 쉽고, 투자 비법을 과대포장하는 책은 정작 핵심이 없거나 위험하다. 비법을 찾기보다는 투자의 원칙을 배우고 구체적인 실전 전략은 스스로 짠다는 생각으로 책을 고르는 게 좋다. 이를 테면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우라는 이야기다. 단기적인 성과나 부풀려진 성공신화에 현혹되기보다는 착실하게 기본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이나 <여자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등은 투자의 원칙과 기본 원리에 중점을 둔 책들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삶의 잉여부분만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지나친 모험을 걸지 말되, 투자를 하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넘는 수익을 내라는 이야기다. 시스템에 맞서지 않고 시스템에 올라타서 돈을 벌 것. 결국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돈이 돈을 번다는 게 시골의사의 투자 철학이다.
최근 출시된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는 레버리지, 이른바 지렛대 효과를 강조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와 미국 최대의 부동산 재벌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저술한 책이다. 많은 책들이 교과서처럼 분산투자와 포트폴리오의 매력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로버트 기요사키는 분산투자가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며 지렛대 효과가 거의 없다고 평가절하한다.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는 지난해 가장 성공한 재테크 책이다. 백과사전처럼 기본에 충실하지만 정작 패셔너블한 투자 비법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식상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식상한 원칙을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재테크는 결국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꿈 많은 20대에게 재테크를 강요하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지만 그만큼 실용적인 책이다.
<아버지의 가계부>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40대에 접어드는 죽마고우 네 부부가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여행을 떠난다. 고소득 빚쟁이, 조기 퇴직에 대한 두려움, 대박신화와 불안감, 돈 문제에 얽힌 부부 갈등 등 미래를 계획하는 자리에서 저마다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빛바랜 가계부에서 해답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은 장기 투자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바야흐로 은퇴 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 책은 김민석이라는 35세 직장인을 내세워 준비 없는 노후가 얼마나 끔찍한가를 보여준다. 김씨의 경우는 아파트를 사고 자동차를 장만하면서 저축할 여력이 사라졌다. 아파트와 자동차가 그의 노후를 보장해주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새삼스럽게 노후를 다시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수많은 재테크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 책들이 소개하는 철학과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여력이 있다면 몇가지 책을 충분히 읽어보고 내게 맞는 투자 원칙을 발견하는 게 좋다.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기대수익과 투자위험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짤 것. 부풀려진 성공신화를 맹신하거나 섣불리 도그마에 빠지지 말 것. 철저하게 기본을 지키고 지나친 욕심을 버릴 것. 재태크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