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을 공략하라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듣다 보면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이란 용어가 있다. 처음엔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이나 경영학과 학생들이 쓰던 단어가 이제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있는데, 오늘은 이 니치 마케팅이란 용어에 대해 알아보자.

니치(niche)란 빈 틈 혹은 틈새로 풀이되며, ‘남이 아직 모르는 좋은 낚시터’라는 뜻도 있다. 니치 마케팅은 소비자의 기호와 개성에 따른 수요를 매우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시장을 쪼개서 특정한 성격을 가진 소규모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곧 남이 아직 모르고 있는 곳, 빈 틈을 찾아 그곳을 공략하는 것을 가리킨다.

니치 마케팅은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 대량생산-대량유통-대량판매)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최근 시대상황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어떤 상품이라도 만들어 공급되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장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만 하더라도 그렇다. 고무신을 신던 시절, 운동화 한 켤레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던 아이들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그러나 세월은 흘러 이제는 떨어질 때까지 운동화를 신는 아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고, 모양과 가격이 다양한 운동화 천지다. 운동화만 해도 축구화, 농구화, 심지어 자전거를 탈 때 신는 자전거 전용 신발도 나와 있는데 기존에 운동화만 있던 시장에 등장한 축구화나 농구화, 자전거 전용 신발은 바로 틈새시장, 즉니치 마켓이라고 할 수 있다.

니치 마켓은 일정기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 전용 신발을 처음 만든 회사는 다른 회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 때까지 시장에서 독점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는 아이디어 창조에 대한 대가이고, 시장을 세분화시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낸 데 대한 대가이기도 하다. 김치만을 전문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김치냉장고도 니치 마켓을 노리고 개발된 제품으로, 주부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 니치 마켓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니치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틈새에 숨어 있는 잠재수요를 현실수요로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단기간에 안정 궤도에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니치 마켓은 아이템의 현실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니치 마케팅은 마케팅이나 창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진로를 선택할 때도, 입사 면접을 볼 때도, 맘에 드는 이성에게 다가갈 때도 남이 갖지 못한 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틈새를 찾아 공략하는 적극적인 니치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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