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편 (1) 국민의 어머니로… 청와대 제1야당으로… 여인의 향기

육영수 여사는 역대 대통령 부인 평가조사 때마다 가장 훌륭한 대통령 부인 1위로 꼽힌다. 1997년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부터 지난해 말 필자의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왜일까?

첫째는 육 여사의 업적 때문이다. 육 여사는 양지회, 육영재단 등을 통해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청와대의 제1야당’으로 불릴 정도로 민의 수렴에 열성이었다.

둘째는 육 여사만의 ‘인간적인 향기’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육 여사의 인간적인 배려는 나환자와의 관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역대 대통령 부인들 중 나환자촌을 방문한 사람은 육영수, 이희호 여사뿐인데 그 중에서도 그들과의 신체 접촉은 물론, 그들이 손수 껍질을 깐 고구마까지 함께 먹은 사람은 육 여사뿐이었다고 한다.

셋째, 33년 전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도 육영수 신화 창조에 한몫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오래될수록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본성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남편을 대신한 요절이었으니 그 애잔함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육 여사는 여러 면에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최고회의 의장 시절부터 사실상 최장기간(13년) 동안 대통령 부인의 자리에 있었다. 또 대통령 부인의 롤 모델을 정립한 첫 인물로 꼽힌다. 대통령 부인 비서실을 최초로 공식화했으며 ‘대통령 부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 대통령 부인(38세 취임)이면서, 동시에 남편의 재임기간 중 사망한 최초의 대통령 부인이기도 하다.   

후임 대통령 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롤 모델로 ‘만인의 어머니’형인 육영수 여사를 꼽곤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여사가 각광을 받자 ‘육영수+힐러리’를 이상형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의 대통령 부인들도 몰개성적인 ‘육영수 따라잡기’나 ‘힐러리 흉내내기’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변화된 시대에 맞는 ‘제2의 육영수 신화’를 창조할 시점이 온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저승의 육 여사가 후배 퍼스트 레이디들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굿바이 육영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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