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 배출한 첫 회장 기대 잔뜩
학술대회에 ‘대학원생 세션’ 마련

“중앙과 지역간의 소통에 귀 기울이겠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여성학이 지향하는 바도 중앙과 지역의 위계적 개념이 아니라 지역간의 수평적 소통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나온 ‘첫’ 회장인 만큼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지방대학 최초로 한국여성학회장으로 취임해 관심을 모은 윤형숙(55)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가 취임 4개월을 맞았다. 그는 “1년의 짧은 임기지만 한국여성학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추구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있는 만큼 학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인적 자원이 중앙에 몰려 있어 현실적으로 지역이 갖는 어려움도 있지만 여성학의 지역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학회원들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학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온 그는 특히 2005년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를 치르면서 학회가 가진 역량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준비과정에서 공동 재무위원장을 맡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전세계 3000여명의 여성학자와 여성운동가 등이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모습을 보며 한층 높아진 한국 여성학의 위상을 새삼 깨달았다고. 대회장에선 미국 유학시절 함께했던 태국인 친구가 여성학자로 변신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는 “세계여성학대회는 성공을 거뒀지만 주변화된 지역여성들의 다양한 경험을 담아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는 한국여성학회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선 아직도 세계 여성학계에서 주변화돼 있는 아시아지역 여성들과의 교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영페미니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때문에 봄 가을 열리는 학술대회에 대학원생 세션을 만들어 이들의 참여를 높일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 학회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바로 영페미니스트”라며 “영페미니스트들이 관심을 두는 문제도 기존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세대간 소통을 위해서 이들에게 기회를 충분히 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성학을 일상에 녹여내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그는 “여성학이 실생활과 밀접한 실천적 학문이기 때문에 여성학을 통해 우리 삶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처음엔 익숙한 일상에 대한 비판으로 불편해하지만 시간이 차츰 지나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호주제 폐지, 성매매, 성폭력 문제를 들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윤 회장은 “학회장 혼자 학회를 이끄는 것이 아닌 만큼 학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오는 일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성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윤 회장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한국 마을에서의 젠더, 친족,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논문으로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포대에서 역사문화학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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