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이동’ 읽으면 ‘기업의 미래’ 보인다

전세계 정·재계 리더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8일까지(5일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권력의 이동’ 시대를 전제로 한 다양한 이슈 중 특히 기업과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화두로 떠올랐다.

포럼 참석자들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으며 인터넷의 발달로 네트워크 경제가 출현함에 따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과 새롭게 등장하는 신규 구매세력을 공략해야 하며 제왕적 CEO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CEO를 위한 4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새로운 차원의 CEO로, 기존의 제왕적 CEO에서 모델이 바뀌어 총리형 CEO가 언급됐다.

 

#1  고객의 파워에 민감하라

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간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CEO는 어떤 고객의 파워가 증가하는지 이해하고 이들의 기호, 선호도, 그리고 이해관계까지 파악해야 한다. 동시에 신흥 시장에서 들어오는 수십억 신규고객을 붙잡기 위한 제품 개발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고 나아가 회사를 둘러싼 많은 이해관계자, 즉 주주, 고객, 시민단체 등 모두를 고려한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

#2  부품공급업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라

20세기에는 제조업자들이 부품공급업자와 원자재 공급업자 위에 군림하며 강력한 힘을 행사했다. 하지만 부품과 원자재·원재료 공급자의 힘이 거세지면서 이같은 힘의 축이 깨지고 있다. 결국 부품 공급업자와 어떻게 합리적인 관계를 설정하느냐가 미래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됐다. 

#3  제왕적 CEO의 스타일에서 벗어나라

네트워크 경제 하에서는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모두가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CEO가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대로 리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CEO는 종업원 위에 군림하며 마음대로 전략을 수립하고 상명하달 식으로 지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종업원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중개자로서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4  기존 시장과 신흥 시장과의 전략을 차별화하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흥시장으로 인도와 중국을 뛰어넘어 이제 브라질을 포함한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쪽이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원가를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전략을 실행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원가 통제보다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 다보스 포럼이란?

세계를 이끌어가는 정치와 경제, 미디어 리더들이 해마다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지구촌 현안과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 본래의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지만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제네바대학 경영학 교수로 있는 클라우스 슈밥이 1971년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초기에는 유럽의 경제인들이 서로 안면을 익히고 우의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1982년 이후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이 대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고, 경제 외에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처방과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바뀌면서 국제회의의 성격이 강해졌다. 한국에서는 여성 기업인 김성주(성주 인터내셔날 회장)씨가 다보스 포럼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됨으로써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편,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4개국 정상과 85명의 각료급 인사,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 및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최고경영자(CEO) 등 800여명이 넘는 기업인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조동성 서울대 교수,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김미형 금호아시아나 부사장 등 정·재계 인사 23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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