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공직밥··· 아름다운 마침표
강직·열정 자타공인한 '불사조'

“한 점 부끄럼 없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뿐이다.”

여순호(사진·62)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국장이 4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2일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2005년 가족여성정책국 신설과 함께 개방직 공모를 통해 국장으로 임명된 그는 지난 2년간 경기도의 여성·청소년·보육 문제를 해결하는 기틀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항상 꿈을 갖고 공직에 몸담아 왔다”는 여 국장은 1966년 경기 화성 봉담면 면서기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면서기 시절 ‘내가 바로 면장감’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오늘 국장들하고 마지막 회의를 하면서도 ‘때를 놓치지 말고 업무를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모든 사회가 그렇겠지만 공직사회에서 2등은 안된다.”

5년마다 부녀복지계장에서 부녀복지과장으로, 또 경기도 여성회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여 국장. 역대 도지사를 비롯해 윗분들에게 인정받기까지 그에게도 시련의 시기는 있었다. 95년 경기도 여성회관장 재직시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위한 재활교육 시설인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로 35명의 교육생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던 것.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표를 종용당하기도 했지만 ‘정직’과 ‘성실’을 무기로 도지사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승소하는 등 역경을 극복했다.

“그때가 민선 1기가 막 출범한 때였는데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소송을 벌였다. 그만큼 나는 떳떳했다. 83년도부터 주말이면 으레 아이 둘을 데리고 도청에 나와 식당밥을 먹이며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적어도 아이들에게 엄마가 왜 일을 그만두는지는 납득시켜야 되지 않겠나.”

이 일로 여 국장은 ‘불사조’란 별칭을 얻게 됐다. 또 일에 대한 열정은 물론 강직한 성품을 널리 인정받게 됐다.

그의 이런 성품을 알려주는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바로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 작은 시의 시장과 도의원을 권유 받았던 일. 당시 전략공천 대상자로 물망에 올라 관심을 불러모았지만 정작 여 국장 본인은 “남의 공을 가로채는 것 같고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 지역에서 출마하려고 기반을 닦은 사람이 여럿일 텐데 불쑥 자신이 끼여드는 게 도리가 아니라는 것. 물론 “당선될 보장도 없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그는 “지금 사는 곳이 화성이라 그 지역 실정에 맞는 평생교육 관련 사업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2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퇴임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내외를 비롯해 역대 도지사 부인 6명이 나란히 참석했고, 장정은 도의회 부의장, 정홍자 도의회 보사여성위원장,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 조양민 경기도의원 등 각계각층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무엇보다 ‘행사 간소화’로 퇴임식을 폐지한 지 10년 만에 도청 내에서 처음 열린 공무원 퇴임식이었고, 그 주인공이 바로 41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 여성정책을 위해 분투해온 여 국장이라 한층 의미를 더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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