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상반기 오픈 대기업 외면 고급인력 중기 활용 연구”
기업평가·심사 여성비율 높일것
출산 등 가족친화적 창업 활성화

“경제의 시작은 어머니(여성)로부터 시작된다.”

지난 10일 여의도 중소기업청 기술정보진흥원에서 만난 이현재 중소기업청장은 “여성의 강점인 투명성, 공정함이 기업 윤리 형성과 여성기업 공동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말로 새해 인사를 건넸다.

이 청장은 2006년 3월 중기청장으로 취임한 후 10여회의 여성기업 지원 관련 정책토론, 포럼, 제도개선회의를 개최하고 2000여명의 여성 CEO들에게 격려편지를 발송하는 등 여성기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 11월부터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의 운영과 예산집행을 둘러싸고 여성경제단체간 이견이 돌출되면서 이 청장은 ‘중재자’로서, 또 ‘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 지킴이로서 역할을 해내야 했다. 그를 만나 올해의 주요 여성기업 지원시책 및 여대생 일자리 창출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올해 안에 설립되나.

“지난 연말 국회에서 최종 예산이 통과돼 올해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설립 재원 135억원 중 정부 예산은 103억2000만원이고,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38억2000만원을 부담한다. 강남구 역삼동에 지하 2층 지상 7층 건물의 매입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태이며, 상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여성기업 지원 정책 주관 부처로서 여성경제단체간 마찰을 봉합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여성기업인들이 목소리를 한데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 운영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게 되는데 센터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단체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단, 운영의 권한과 역할에 관해서는 1월 중 참여단체의 의견 조사 후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5개 지원기관에 ‘여성기업책임관제’를 도입하는 등 여성기업 지원정책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책임관제는 여성기업인들의 목소리를 현장에 적극 반영한 것이다. 114만개에 이르는 여성기업을 다 찾아갈 수는 없지만 종합정책정보시스템인 ‘SPI-1357’을 통해 여성기업인의 정책 참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여성차별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자금과 보증, 기술혁신, 컨설팅사업 등 정책 전반에 걸쳐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했다.”

-중기청 내 여성인력의 정책참여 비율이 궁금하다.

“여성기업활동촉진위원회 등 정책결정기구의 여성위원 수가 지난해 41%로 정부 권고 수준(38%)을 넘었다. 무엇보다 사상 처음으로 지방중소기업청에서 여성 청장을 배출했다. 향후 중기청 공무원은 물론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기업평가나 심사인력의 여성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올해 주요 시책으로 ‘가족친화적’ 창업 활성화를 제안했는데 내용이 뭔가.

“출산친화적 업종을 개발하고, 컨설팅, 자금지원 등 종합적 서비스 제공을 말한다. e-lancer, 파티플래너, 토피어리 전문가 등 전문직종이면서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기 수월한 업종에서 여성들이 창업한다면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 14개 여성비즈니스개발센터를 통해 멘토링제도를 함께 추진하겠다.”

-우수 여성기업과 대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책이 있나.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매출(판로)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올 1·4분기 중 ‘기업간 협력 알선 네트워크(market-net)’를 개통할 예정이다. 온라인 상에서 대·중소기업간 구매, 기술협력, 특허 이전, 협력사 발굴 등을 통해 협력·거래를 알선하는 시스템인데 25개의 대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대기업과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성기업들이 활용하기 좋은 시스템이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괜찮은 중소기업도 여성인력 채용에는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기청이 담당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학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24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189개 대학의 9만6082명 학생에게 중소기업 탐방 기회 및 중소기업 대표들의 강연을 듣게 했다. 참여학생의 91.5%가 ‘긍정적’ 인식변화라는 결과를 보였다. 대기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여성 고급인력을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정책적으로 연구하겠다.”

-지난 한해 여성기업인들을 만나고 또 정책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을 말해달라.

“취임한 지 오늘(10일)로 딱 295일째다. 그간 현장에서 느낀 점은 기업의 혁신의지가 선행되어야 정부 지원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성, 창의력, 소프트함이 강점인 경제구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여성기업의 자생력이 요구된다. 보호막 안에 안주하거나 혁신을 주저해선 안된다. 1등 제품을 만들어라. 그 과정에서 정부도 가점제(기술개발) 및 판로혜택 등 정책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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