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피오리나·앨빈토플러 강의 손에 들고 다니며 ‘보고 또 보고’

지난 연말 도쿄 시내 서점가에서는 일본 경제를 예측하는 전망서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몸에 밴 일본인들의 새해 최대 관심사는

‘경제’였다. 우리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새해부터 서점가 베스트셀러 10위권에는 지난해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를

비롯해 ‘SERI 전망 2007(홍순영)’,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장철진)’, ‘밀리언달러 티켓(리처드 파크 코독)’,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 등

절반을 경제·경영서적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서적’ 탐독 열기도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새해에는 어떤 책을 골라 읽으면 좋을까.

그 가이드로 성공한 여성 CEO들이 늘 곁에 두고 ‘경제 교과서’로 삼는 책을 공개한다.

김순진 (주)놀부 회장 - ‘칼리피오리나-힘든 선택들’/ 칼리피오리나

“세계 20대 기업의 첫 여성 CEO로 전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었던 칼리 피오리나에게서 여성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 ‘솔직함’, ‘열린 마음’, ‘문제 해결력’을 배울 수 있다.”

평사원, 팀장, 임원을 거쳐 세계적 기업의 CEO에 오른 칼리 피오리나는 ‘유리천장’(여성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버린 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이다. HP와 컴팩의 합병 과정에서 돌연 해임된 뒷얘기에만 관심이 있다면 정작 중요한 ‘보물’은 얻지 못할 것이다. 취임 후 HP의 낡은 경영 방식에 도전장을 내민 피오리나는 대대적인 구조개혁, 연구소 확장, 대고객 서비스의 확대 등으로 HP의 개혁을 이끌었다. 그를 통해 조직관리와 성차별적 조직에서 승리하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

손인춘 인성내츄럴 대표 - ‘배려’/ 한상복

“조직관리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하고 이들의 이해를 이끌어낼 것인가. 저자는 그 해법으로 ‘배려’를 제시하고 있다.” 

‘선물’, ‘펄떡이는 물고기처럼’과 같은 비즈니스 우화. 아스퍼거 신드롬(Asperger Syndrome), 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뜻하는 말이다. 저자는 아스퍼거를 사회적 의미로 확대시켜 ‘사스퍼거(Social Asperger)’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사스퍼거가 활개치는 사회는 삶의 의미나 목적 없이 경쟁만 남게 된다. 저자는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절대 원칙이며,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배려’로 자신을 지키고,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유지된다고 강변한다.

유지영 월간 유아 대표 - ‘경영의 실제’/ 피터 드러커

“여성 기업인들이 늘 옆에 두고 읽기를 권한다. 기업경영 활동은 독특한 과업이고, 경영자는 사회적으로 구체적인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는 기존의 기업을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또 내일의 기업이 되기 위해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기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대답하겠지만 그는 이 질문에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고 기업의 목적은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기업의 진정한 자원은 바로 ‘사람’이라며, ‘근로자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중 새로운 직무에 적합한 강점이 무엇인가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이희자 루펜리 대표 -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

“사회 전체가 ‘부자되기’를 부르짖지만 경제적 의미의 ‘부’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가 우리 삶에 미칠 영향, 경제를 보는 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지난해에 있어 새해 베스트셀러 목록에 여전히 이름을 올린 책.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부가 아니라 문화와 문명이라는 좀더 커다란 구조 속에서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부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며, 또 이동하는지,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아시아(중국)로의 이동 ▲프로슈머와 프로슈밍(생산소비) ▲중국, 일본, 한국, 유럽과 미국 등의 현재와 미래를 깊은 통찰력으로 분석·기술하고 있다.

임영현 대양이엔씨 대표 - ‘깨진 유리창 법칙’/ 마이클 레빈

“사소한 실수와 나쁜 습관이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도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 책이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한 채 변화와 창조를 외쳐봐야 소용없다.”

 

‘하나가 깨지면 모든 것이 깨진다.’ 이 책은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기업경영과 조직관리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 전략이나 비전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고객이 겪은 한번의 불쾌함’,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등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것을 방치한 기업과 조직 구성원들에게 ‘작고 사소한 문제(깨진 유리창)’에 집중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이 법칙은 개인과 기업에 모두 적용된다.   김미량 기자 kmr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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