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트랜스지방 걱정 ‘뚝’ 치킨 안심하고 드세요”

“AI는 닭고기를 먹어서 전염되는 질병이 아닙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의 윤홍근(51) ㈜제너시스 회장은 요즘 새벽 퇴근이 잦아졌다. 바쁜 업무에 ‘닭고기의 안전성’ 홍보 활동으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윤 회장은 “AI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 역시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12월 21일 전북 김제, 익산에 이어 충남 아산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인되면서 잠시 잦아들었던 농가, 업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세밑에 윤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 AI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예전보다 충격은 크지 않은 것 같다.

“AI가 첫 발생한 2003년에 비하면 적지만, 2006년 AI로 인한 피해액이 업계 전체로는 약 1000억 원대에 달한다. 실제 AI가 발생하면 양계 농가보다 닭고기 판매사, 치킨외식업체들의 피해가 더 크다. 닭고기의 안전함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살처분’ 장면이 지속적으로 방송되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몇 배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AI가 발생한 후 닭고기의 생산이력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닭은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도계장에서 수의사의 검역을 거쳐야만 도계가 가능하며, BBQ는 국내 대표적인 닭고기 생산없체 ‘마니커’를 통해 100% 공급받고 있다. 이곳에서 양계농가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사료까지 꼼꼼하게 ‘생산이력’을 확인하고 있다.”

- ‘안전한 식품’에 대해 기업에는 의무, 소비자에겐 권리가 있다는 말을 자주 하시는데.

“기업의 최우선 경영 목표는 물론 ‘이윤창출’이다. 하지만 ‘정당한 이윤창출’이라는 원칙이 필요하다. 고비용이 반드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지는 못하지만, 고품질 제품 생산에는 반드시 고비용이 따른다. 식품 판매 회사로서 ‘건강’은 최우선의 가치이고, 이를 위한 투자는 바로 기업의 의무다.”

- 트랜스 지방 위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올리브오일 사용까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

 “저비용 고영양 식품이 바로 치킨이다. 먹지 않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다. ‘트랜스 지방’은 액체기름을 고체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로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면역력 저하의 주범으로, 과자, 햄버거, 피자, 프라이드치킨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올리브 오일은 이 트랜스지방으로부터 안전한 식품 중 하나다. 올리브치킨 출시로 치킨 마리당 원가가 4000원이나 올랐지만 본사와 가맹점이 반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

- BBQ는 이미 시장점유 1위의 브랜드다. 2007년 새로운 계획은 무엇인가.

“2006년 BBQ가 국내 100대 브랜드 중 66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간 품질과 가맹점주의 수익률 제고에 주력하면서, 매장 규모와 입지에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었고, 대부분 매장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의 약 500개 매장을 큰길가로 옮기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는 맥도널드, KFC 등과 본격적인 경쟁 및 BBQ 브랜드 파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함이다.”

- ‘고객감동’ 특히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에 여성, 특히 주부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품질’은 기본이다. 부모가 없을 때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배달해 먹을 수 있도록 점주 직접 배달 원칙, 배달원 본사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다. 내부고객(직원)의 가족들을 위해 ‘우수 직원 부부동반 영화감상’ 등 이벤트도 진행한다. 아직은 충분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다.”

전세계에서 수집중인 ‘닭’ 컬렉션, 윤홍근 회장은 언젠가 ‘닭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 전세계에서 수집중인 ‘닭’ 컬렉션, 윤홍근 회장은 언젠가 ‘닭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BBQ 원칙의 승리’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창조적 기업가’로 불리는 윤홍근 회장이 최근 ‘BBQ원칙의 승리’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지난 10년간의 성공과 실패, 위기와 반전, 약진과 도약의 생생한 기록이 그대로 담겨있다.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프랜차이즈 분야 최고의 경영자로 성공모델을 새로 쓴 윤 회장. 책보자기와 고무신 복장으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서울에 가셨던 아버지가 책가방과 운동화를 사오셨단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물건은 어디에서 나오죠?”란 질문에 아버지는 “큰 공장에서 나온단다”라고 답해주셨다. “기업(공장)이란 곳이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곳이구나 싶었다”는 윤 회장은 이때 ‘CEO’의 꿈을 가졌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눈앞의 실적보다 회사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 맡은 업무를 ‘경영’하며 늘 ‘준비’해왔던 그는 “남의 손해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닌 함께 이익을 얻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윤 회장은 “이를 통해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며 “큰 경영에는 마음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