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관을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

“초대관장으로서 도전의식을 느낍니다. 흰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지역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습니다.”

2006년 10월 25일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개관한 경기도미술관 초대관장에 임명돼 12월 19일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김홍희(58) 관장의 포부다. 경기도가 25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05년 7월부터 2년 여간의 공사 끝에 완공한 경기도미술관은 현대미술의 전 장르를 수용하는 종합 현대미술관으로 경기도의 지역 문화예술 부흥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건물이다.

여성으로서 초대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김홍희 관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큐레이터이자 미술평론가로서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 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감독, 2003년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감독을 거쳐 올해 제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쌈지스페이스 관장과 백남준미술관 건립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관장은 “지역 미술관의 경우 지방선거 후 선심성 인사로 관장을 임명하는 관행이 대부분”이라며 “경기도미술관의 경우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해 전문가에게 미술관 경영을 맡기려는 관계 인사들의 의지가 보여 관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미술관에 대한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시스템이 갖춰진 미술관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미술관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또한 현재 경기도에 건립 추진 중인 백남준미술관과 관련한 업무적인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김 관장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미술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특히 경기도미술관이 위치한 안산시는 안산문화예술회관 외에 별다른 문화시설이 없는 문화 소외지역이고 경기도 일대의 미술관 벨트에서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양평·일산에 모여 있는 미술인들과도 먼 거리라 걱정이다.

그는 “작은 미술관이 살아남을 길은 콘텐츠뿐”이라며 “세계 각지의 미술관과 네트워킹, 해외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계 미술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국제적인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것이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미술관’. 코펜하겐에서 40분 이상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의 미술관이면서 도심지의 미술관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미술관이다.

김 관장은 이를 위해 홍보교육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해 홍보마케팅 인력을 강화하고 주변 환경의 문화적 개발, 신인 작가 발굴, 각종 교육사업 등을 진행해 사람들을 유인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94년 ‘여성, 그 다름과 힘’전, 99년 제2회 여성미술제 ‘팥쥐들의 행진’, 2002년과 제2회 여성미술제 ‘동아시아 여성’전의 전시기획을 맡는 등 남성 중심의 화단에서 페미니즘 미술을 알리고 여성 미술가들의 결속을 다지는 데도 앞장서온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여성미술가 홍보 및 육성과 관련해서 “앞으로의 페미니즘 미술은 여성만을 위한 미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여성작가를 특별히 배려한다기보다 각종 사업에서 여성작가가 소외되지 않고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