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고위직 성비 균형 맞추기 ‘첫 시동’ 주목

유엔 사무국 2인자인 부총장에 여성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신임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취임식에서 “오는 12월 말까지 사무부총장에 여성을 기용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유엔 사무부총장직은 고위직에 여성을 임명해야 한다는 유엔 개혁의 원칙에 따라 지난 98년 신설됐다. 첫 부총장에 임명된 루이스 프레체트(60·전 캐나다 국방차관)는 98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8년간 임기를 수행했으며, 최근 마크 맬럭 브라운(52·전 코피 아난 사무총장 비서실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3대 부총장에 여성이 임명되면 다시 ‘여성 부총장’이라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셈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선거 때도 여성 사무총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유엔 내에서도 여성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여성 임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 총장은 현재 여러 나라와 개인으로부터 수많은 사무부총장 후보자를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이어 “현재 유엔에서 중하위직은 남녀 비율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성별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상위직에 훌륭한 여성 인재를 기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은 “반 총장의 결정에 환영한다”면서 “부총장직을 신설한 의도에 맞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신혜수 위원은 “반 총장이 여성문제에 대해 비전을 갖고 있고, 여성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할 필요성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반 총장은 12월 중 세계 여성단체 대표들과 만나 여성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