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싹’… 자아존중감 ‘쑥’

“종이봉지를 뒤집어 쓴 꾀죄죄한 모습의 공주를 보자 왕자는 ‘진짜 공주’처럼 하고 오라며 나무랐어요. 왕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용과 맞서 싸운 공주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내가 공주라면 어떻게 할지 적어보세요.”

강사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상기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고마워하기는커녕 화를 내다니. 겉모습만 보는 멍청이에요.”

18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동명여고(교장 정연국) 2학년 6반 교실. 3·4교시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가 주최한 외모인식 개선 교육이 한창이다. 이날 수업은 로버트 문치의 동화 ‘종이봉지 공주’의 장면을 본 뒤 상황별 자신의 입장을 전지에 적어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것으로 진행됐다.

강사로 나온 민우회의 조회정씨가 책 제목을 정하라고 말하자 40명의 학생은 저마다 아이디어를 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 조는 ‘된장남과 시크걸’이라고 책 제목을 지었어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 왕자는 현대판 된장남 아닌가요? 그런 왕자를 버려두고 자유롭게 해를 향해 뛰어가는 공주의 모습이야말로 ‘진짜 공주’죠.”

동명여고는 지난해부터 민우회와 함께 청소녀들의 외모지상주의 인식 개선을 위한 ‘1318 걸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청소녀의 경우 신체적인 변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남학생보다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에 더 시달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2002)가 초·중·고 여학생 28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4%가 마른 체형을 선호하며, 정상 체중을 가진 여학생 중 43.6%가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청소녀들이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일차적 목적이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미디어 다시 보기 ▲외모지상주의 문제점 알아보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생각 드러내기 ▲내 몸과 화해하기로 진행된다.

강사 조회정씨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성을 가질 수 있다”며 “교육을 통해 의식이 확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외모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교육의 효과를 강조했다. 수업 후 학생들이 직접 써낸 평가서를 보면 거식증 때문에 고민했었는데 도움이 됐다거나 쌍꺼풀 수술을 다시 생각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

민우회는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외모인식 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동덕여대에 의뢰해 ‘10대 소녀들의 외모주의 인식개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올해 초에는 사업을 시행할 민간단체를 공모하는 등 큰 관심을 보여 왔다. 

교육 첫해에는 강남중, 자운고, 창문여고 등 6개 학교가 참여했으며, 올해에는 15개 학교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강사진도 성폭력상담소 전문상담원, 여성부 양성평등 교육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강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민우회 정은지 팀장은 “열린교육이라는 장점을 살려 청소녀들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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