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설명회장 가봤더니…

조기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학 설명회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1월에 열린 유학 설명회만 20여 개. 그러나 이들 설명회가 정보 제공보다는 홍보에 치중해 실제로는 내실이 없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7일 삼성동 금융플라자에서 열린 유학설명회 현장.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엑셀아카데미’가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6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강의를 맡은 박인 원장은 “입학 후에도 학부모를 대신해 일반 생활과 학교 성적 등을 철저히 관리해 주겠으니 믿고 보내라”며 최근 뜨고 있는 ‘관리형 유학’ 선전에만 집중했다. 또 “부모님의 경제적 보조 능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며 “비용 문제는 나누어준 자료를 참고하라”고 일축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참석한 학부모들은 자녀의 관리형 유학에 대한 적응 여부만을 물었다.

왜 해외로 나가야 하는지, 관리 책임자들의 경험이나 학력은 어떠한지, 6개월에 1000만 원이나 하는 영어 학습 비용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등과 같은 실제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참석했던 중2·고1 두 자녀를 둔 학부모 한영순(45·송파구)씨는 “아이들이 답답한 한국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기며 공부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유학을 고려했지만, 관리형 유학이 오히려 아이들을 또 다른 경쟁사회로 내몰진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교육개발원 김홍원 박사는 “유학 업체들의 홍보성 설명회가 조기 유학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조기 유학의 실패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 뒤 “유학 업체들은 교육적 마인드를 가지고 실패와 성공 사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