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질염 과연 치료가 힘든가?

질염은 부인과 의사들이 외래에서 흔히 대하는 질환이다. 보통 ‘대하’라고 하는 분비물은 자궁경부, 질, 난관 등 단순한 감염과 연관이 있다. 정상일 때는 생식기 점막이 자체 분비물이나 내강의 상부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젖어 있는데 보통은 질 밖으로 배출이 되지 않는다. 외부로 분비물이 많이 배출되거나 냄새가 나는 경우는 병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질 분비는 산으로 작용한다. 이런 산성은 정상균주 중 주로 유산간균이 질세포의 당원에 작용하여 유산을 생성함으로써 유지한다. 질 내 염증과 감염이 활성화되면 점액 화농성 또는 화농성 삼출액이 발생되고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질염의 주 증상은 악취, 가려움, 따가움 등이다. 분비물이 있을 땐 심하면 약간의 질 출혈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악화되기 전에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내원한 환자 중에는 염증 증상이 있을 때 남편을 의심하는 일이 많은데, 자생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많아서 충분한 검사로 고민을 풀어버리는 것이 좋겠다.

일반적으로 성숙한 여성에게 가장 흔한 질염의 두 가지 형태는 칸디다나 트리코모나스에 의한 질염이다.

칸디다에 의한 ‘진균성 질염’은 달콤한 냄새의 치즈 형태 분비물이 나오며, 가려움증, 성교통, 부종, 작열감, 회음부 통증 등이 있다. 임신, 당뇨, 항생제 외 경구 피임약을 오래 사용한 경우에 많이 걸린다. 이 질염은 자주 재발하고 만성적인 것이 특징. 3개월 이상 관심을 갖고 치료해야 하며 재발되지 않게 습기를 없애야 한다. 또 화학섬유로 만든 속옷 대신 면내의를 입고 팬티스타킹을 신지 않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중요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 원충에 의한 질염으로 현대인의 복잡한 생활환경, 성도덕 문란, 경구 피임약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발생 빈도와 재발률이 증가하고 있다. 증상으로는 질 가려움증, 작열통, 성교통, 출혈 등이 있고 배뇨 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질경상으로 볼 때 후궁륭부에 과립상의 딸기 모양 형태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염증은 재발률이 높은데 과거에는 pH 4.5~5.0의 산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산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제제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플라질(Flagyl) 제제가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이 병은 ‘핑퐁감염’이라 하여 배우자와 서로 주고받는 병이므로 배우자와 반드시 같이 치료받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사춘기 전 어린이, 갱년기 이후 여성들에게 많은 비특이성 질염은 가임 여성에 비해 질 상피의 두께가 얇은 상태에서 잘 걸린다. 어린이의 경우 치료가 더디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엔 질경 검사를 하여 질 내 이물질 여부나 포도육종 같은 악성종양 유무를 알아봐야 한다.

폐경 이후 질염은 질점막이 위축되어 쉽게 감염이 생기는데 궤양이나 질의 착색 등이 나타나며 폐경 후 소량의 질 출혈이 있다면 그 원인을 자궁경부, 체부에서도 찾지만 질염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주 증상으로는 분비물, 소양증 작열감이 있으며, 후기가 되면 질강에 수축이 와서 성교통이 오고 부부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질정이나 연고를 사용하고, 질강 수축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