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새싹' 운동 설파

“분명한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희망’의 원동력은 바로 젊음을 가진 여러분에게서 나온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며 환경운동가로 전 세계를 누비는 영국 출신의 제인 구달 박사. 이화여대 에코과학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7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만났다.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 방문을 시작으로 화계사 강연, 한국생태학회 창립 30주년 심포지엄 특강, 환경재단 후원의 밤 강연 등 방한 기간 중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모습에선 피곤함이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구달 박사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의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단상 위에는 그가 항상 데리고 다니는 침팬지 인형 ‘미스터 H’도 함께했다.

46년간 아프리카에서 침팬지 연구에 매달려온 자신의 독특한 이력을 한눈에 각인하기라도 하듯 구달 박사는 침팬지 인사법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침팬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인간과 비슷한 점이 많아 놀라울 정도”라며 “그 중에서도 어미와 자식 간의 관계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침팬지 얘기로 강연장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든 구달 박사는 이어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환경운동 ‘뿌리와 새싹(Roots&Shoots)’에 대해 소개했다. 91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16명의 젊은이가 시작한 운동은 현재 전 세계 90개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주 활동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거나 되살리는 일이다. 그는 “이를 통해 희망이 샘솟는 세상을 만들 수 있고, 운동에 동참할수록 미래 세대에게 암울한 현실을 물려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출간한 ‘희망의 밥상’(사이언스북스)을 집필하면서 먹거리를 비롯해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 지구 등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몸엔 앞 세대에겐 없었던 약 50개의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는 농작물을 생산할 때 쓰는 비료의 상당 부분이 무기를 만들 때 쓰는 재료와 동일하다는 데서 오는 문제라는 것. 더불어 육식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과다 투여된 항생제로 인한 폐해가 고스란히 우리 인간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구달 박사는 자신도 ‘뿌리와 새싹’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덧붙여 당장의 이익과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하나로는 부족해 아마도 4개의 지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경고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뛰어들어 해결하지 못한 일은 없다”며 “우리 후손에게 밝은 세상을 물려주려면 우리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앞 세대에게 물려받은 세계보다 안 좋은 세계를 뒷세대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나자 대강당을 가득 메운 1만5000여 명의 학생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전했다. 그는 “46년간을 침팬지 연구를 해왔어도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나 많아 다시 태어나도 침팬지를 연구하겠다”는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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