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국감, 초선 여성의원들 빛났다
막 내린 국감, 초선 여성의원들 빛났다
  • 권지희 기자 swkjh@
  • 승인 2006.11.03 15:06
  • 수정 2006-11-0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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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일에 걸친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면서 맹활약을  펼친 여성의원에 대한 성적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로 세 번째 국감을 거치면서 초선 여성의원들의 역량이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법률소비자연맹,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27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지난 10월 24일 발표한 58명의 국감 우수 의원 명단에 여성의원이 13명을 차지했다. 모두 초선 의원이다. 언론들도 ‘국감 인물’ 기사에 3명 중 1명꼴로 여성의원을 다루는 등 ‘우수’한 평가를 내렸다.

올해로 8년째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을 지휘하고 있는 홍금애 법률소비자연맹 기획실장은 “17대 초기 국감 때는 질문도 제대로 못하는 여성의원이 더러 있었는데, 이제는 정무위원회 우수 의원 5명 중 3명이 여성의원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13명 모두 초선인데, 이는 국회가 성별에 관계없이 ‘일을 잘하면 인정 받는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2명 여성의원, “성실성·전문성 모두 갖췄다”

17대 여성의원들을 대상으로 ‘평등국회지킴이 의정모니터단’을 운영 중인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 사무국장도 “폭로성 문제제기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하는 여성의원들이 늘고 있고, 하다못해 피감기관의 여성공무원 비율을 따져 묻는 등 여성현안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었다”며 성실성과 정책 대안 제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정무위원회 소속의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일찌감치 정유업체의 공장도 가격 허위고시 문제를 지적한 정책 자료집을 내는 등 ‘정유업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정유4사’ 최고경영자들을 국감장으로 끌어내는 저력을 발휘했고,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도 공무원 비리부터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불공정 행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제제기를 해 전문성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은 국감 이전에 국무조정실이 정부 각 부처에 지침을 내려 자료 제출 요구를 무력화시키려 한 실태를 지적해 한나라당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국감 우수 의원에 꼽히기도 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장복심 열린우리당 의원은 약사 출신답게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성분명 처방’ 도입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공공의료기관에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당 정책위원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북한 핵실험 사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 등 ‘현안 챙기기’는 물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형아 유발 혈액이 수혈된 문제를 폭로해 복지부로부터 “원천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교육위원회의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학교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실업교육 강화 등 교육복지 강화와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고, ‘바다이야기 국감’으로 불릴 정도로 사행성 게임 사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서는 의정활동을 시작한 2004년부터 사행성 게임의 폐해를 경고하며 대안을 제시해 왔던 손봉숙 민주당 의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폭로성 문제제기 넘어 ‘대안’제시까지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의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부동산 빈곤층 문제와 고금리 및 서민금융 대책 등 서민경제 되살리기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의 박순자 한나라당 의원도 발암물질 방치 등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인 국감이었지만, 숫자에 기댄 ‘양적 평가’가 아닌 성 인지적 의정활동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질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임위 출석 일수나 정책 자료집 발간 횟수 등이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김은희 여세연 사무국장은 “당리당략에 휩쓸리지 않고 생활정치를 펴고 있는지, 여성 관련 사안에 관심을 갖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내용적 평가가 이뤄질 때 성 인지적 의정활동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6개 국회 상임위 가운데 2곳은 여성의원이 아예 없고, 1곳은 활동이 전무해 국감에서 여성현안에 대한 공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의원 유명무실 상임위 3곳 여성현안 ‘공백’ 우려

북한 핵실험 사태, 6자회담, 한·미 FTA 협상 등 끊임없이 현안이 터지고 있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여성의원이 단 한 명도 없고, 지난 1일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KTX 여승무원 문제가 도마에 오른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한명숙 국무총리 1명뿐이어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자원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남성의원 위주의 상임위에는 여성의원이 1명씩뿐이어서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성 파워’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은희 사무국장은 “비정규직 문제의 경우 대다수 여성의 문제인데도 환노위에 여성의원이 없어 외곽에서 핸들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무위원이나 고위당직을 겸임하고 있는 경우 상임위 활동에 부분적 제한을 두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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