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뭘 원하는지 Job아라

“솔직히 우리나라 기업문화에는 나이 서열이 존재합니다. 30세 이상 신입 직원 채용을 20대 후반의 팀장들이 꺼리는 게 현실이에요.”

국내 대표적 IT벤처기업 네오위즈 김윤석 사장은 고용주로서 30세 이상 경력 단절 여성의 채용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김 사장은 “여성의 기·미혼을 차별하는 기업은 거의 없지만 경력 단절은 큰 문제”라고 말한다.

지난 10월 27일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는 ‘기업맞춤 교육과 여성취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커리어다음과 공동으로 조사한 ‘서울지역 30세 이상 미취업 여성의 취업욕구 및 사업체 인력수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자리 창출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의식에 대한 조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표참조>

이날 참석한 기업 담당자들은 30세 이상 경력 단절 여성들의 적극적 채용을 위해서는 훈련기관들이 ▲기업이 원하는 채용 표준모델을 만들고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하며 ▲비정규직 2년 채용 후 정규직 전환 의무화 조항을 바꾸거나, 이를 보완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정규직이라도 꾸준히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정규직 전환을 강제함으로써 기업이 지속적인 채용을 꺼린다면 취업의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30세 이상의 여성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많지 않은 현실을 고려해 연령별 취업정보를 분리해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커리어다음의 김기태 대표는 “기업이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에게 요구하는 직종과 직무능력이 다르다”며 “30세 이상 미취업 여성들은 일반 취업사이트를 통해 구직정보를 거의 얻을 수 없어 별도의 채용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구직자와 기업의 요구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기업이 사무직(41.0%), 영업·마케팅(15.9%), 판매서비스(10.5%) 분야에서 채용 의지를 보인 반면, 구직자들은 사무직(46.4%), 전문직(15.9%)을 원했다. 구직자 선호도가 높은 파트타임 근무를 활용하는 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 중 4곳뿐이었다. 희망 임금 역시 구직 여성들이 100만~150만 원(67.1%), 151만~200만 원(20.1%)을 원하는 반면 시간제, 재택근무로 1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 일자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30세 이상 경력 단절 여성들은 취업교육 후 취업연계를 원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훈련기관을 연계한 채용은 하지 않는(87%)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회사 내 교육(33.3%) ▲소수 및 상시채용(28%) ▲훈련기관 정보부족(12.7%) ▲검증된 훈련기관이 없다(8.1%)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김가율 그리스도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는 “취업교육에서 노동시장의 현실을 이해시키는 교육과 함께 훈련기관이 적극적으로 기업의 인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IP! 30세 이상 경력단절 여성의 구직 3계명

1. 기업의 눈높이에 맞춰라. ‘경력단절’ 후 재취업은 신입이다. 자신의 노동 상품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라.

2. 사회적 정보력을 키워라. 콘텐츠 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회이슈를 놓치지 말라.

3. 면접시 출·퇴근 시간을 확인하지 말라. ‘퇴근시간이 몇 시인가요?’ 묻는 순간 ‘직업관’을 의심받는다. 취업과 동시에 업무 중심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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