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지도자 리더십에서 배운다 - 브룬틀란·메르켈·바첼렛

세계의 성공한 여성 정치인들의 리더십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한국 여성 정치인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여성 정치인의 유형은 부모나 남편의 후광을 입고 정치에 입문한 ‘후광형’과 정당 내부에서 성장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내부자형’, 정치 밖에서 전문가로 오래 활동하다 입문해 최고 지도자가 된 ‘전문가형’으로 나뉜다.

21세기 여성정치 리더의 유형은 단연 ‘전문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노르웨이의 그로할렘 브룬틀란 전 총리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칠레의 미첼 바첼렛 대통령이다. 이들은 크게 3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모두 전문가 출신이다.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교토의정서에 합의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브룬틀란 총리와 바첼렛 대통령은 의사 출신이다. 브룬틀란은 낙태옹호운동으로 역량을 발휘했고, 바첼렛은 군사정권에 희생되거나 체포된 사람들의 자녀를 돌보는 민간단체 활동으로 정치적 역량을 키웠다.

둘째, 직접 선거를 통해 정치에 진출하기보다는 남성 정치인에 의해 발탁되어 입문했고, 이후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최고 자리까지 올랐다는 점이다.

메르켈은 헬무트 콜 총리(당시 기민당 당수)에게 발탁돼 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정치적 주목을 받았고, 이어 여성청소년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을 거쳐 총리에까지 올랐다. 브룬틀란은 환경부 장관 이후 시의원과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국민의 지지기반을 확대했다. 바첼렛의 경우에도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에 의해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것이 발판이 되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자력으로 선거에 승리해 정치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축적됐던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정치적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최고 지도자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 페미니스트 의식이다. 브룬틀란은 총리 시절 여성 장관을 많이 기용해 오늘날 노르웨이가 장관직에서 남녀 동수에 가까운 나라가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 가톨릭 국가인 칠레는 상대적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에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는데, 바첼렛은 친여성정책을 펼쳐 칠레 여성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근 들어 페미니스트 성향을 보이는 여성 정치지도자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이들이 전문가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누구보다도 사회에 잠재해 있는 남녀 불평등 문제를 체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페미니스트 성향이 결국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국의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정치인에 발탁된 전문가형에 가깝다. 교수 등의 학자나 법조인,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화되었는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잠재적인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되고 축적되었는지에 있다.

비례대표냐, 지역구냐에 관계없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가 ‘여성’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여성 정치인들은 여성을 대표하고 있고, 여성들에게 빚을 지고 있으며, 여성 유권자들이 자신의 승부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여성정치 발전을 위해 여성 정치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꾸준히 함양하고, 정치에 페미니스트 시각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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