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과학기술인력 지원은 4조 원 손실 예방책
여성 과학기술인력 지원은 4조 원 손실 예방책
  • 이은경 기자 pleun@ (영국 런던)
  • 승인 2006.10.27 12:34
  • 수정 2006-10-27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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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국의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정책 (상)
10월 12일 제2차 한·영 여성과학자포럼에 참석한 아넷 윌리엄스 영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UKRC) 소장은 “20년 전이라면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최근 몇 년 새 여성들에게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사회·문화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영국의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정책은 생산적인 방향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기폭제는 왕립연구소 첫 여성 소장이자 저명한 신경과학자 수전 그린필드 박사가 정부의 요청으로 2002년 작성한 SET(Science Engineering Technology) 페어(Fair) 보고서.

냉전의 시대가 끝난 후 도래한 과학기술정보 시대를 맞아 보이지 않는 전쟁에 돌입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2010년까지 70만 명의 연구원을 필요로 하게 되며, 영국은 향후 10년간 이공계 학부 및 대학원 졸업생 수가 30만 명까지 부족해져 생산성 손실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2%대 23억 파운드(4조 원)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이 배경이 됐다. 

2003년엔 여성 과학기술인을 위한 정부 전략이 수립됐다.

여성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그린필드 보고서의 핵심은 실효성 있는 정책 제언. 이것은 곧 통상산업부의 지원 아래 2004년 9월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개소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어서 올해 평등법률이 제정됐고, 2007년 4월부터는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정책이 여성들에게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진지하게 고려해 여성 관련 정책을 펴도록 의무화된다.

윌리엄스 소장은 평등법률에 대해 “기존 정책의 변화가 어떻게 여성 고용효과 창출로 이어질까”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정책 결정권자가 성평등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해야 정책의 효과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공부문에서 과학기술 정책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성 비율이 2002년 23%에서 올해 33%로 10%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과학·공학·기술분야에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성 비율은 그보다 낮은 26%.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사업이 1차 종료되는 2008년까지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직 여성비율이 전체적으로 40%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 중이다.

윌리엄스 소장은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지만 발전 속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전 과정이 투명하고 명확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돼도 문제가 없도록 일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해당 기관장의 태도를 바꿔나감으로써 전체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말한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리더십 증진 훈련과 함께 과학·공학·기술 분야의 고급 여성인력이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격려·지원하고 공급원이 되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을 실제적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전문 여성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 학계, 전문가 집단에 고급 정보와 자문을 제공하고 ▲진입한 여성인력에겐 보직과 승진을 위한 교육훈련과 정보제공, 상담을 하며 ▲차세대 여성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역할모델을 발굴하고 ▲여성 과학기술인력이 자신의 일에 대해 분명한 동기와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성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통계를 작성하고 ▲기업의 성 인지 정책 제고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지속적인 네트워킹 작업을 하는 것 등을 주요 업무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여성인력을 고용·지원하는 기업을 독려하기 위해 2005년 ‘올해의 기업인상’을 제정했다. 10개 기업이 응모한 가운데 첫 수상의 영예는 ‘재규어 앤드 랜드로버’에 돌아갔고, 혁신 사고가 높이 평가된 ‘휼렛 패커드’가 장려상을 받았다. 현재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270개 주요 기업과 연결돼 있고, 이중 특히 100개 기업과 센터 내 팀이 긴밀한 협력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00% 증가한 수치다.

통상산업부는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사업 예산으로 520만 파운드(90억 원)를 책정해 놓았으며, 국내 협력기관 확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전길자), 핀란드의 여성산업기술인프로젝트 등과 연대 협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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