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개발원 ‘인력지원센터’ 설립 제안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여성에게 투자하라.

한국여성개발원(원장 서명선)은 10일 ‘문화산업 여성인력 지원정책의 방향 모색’ 포럼에서 2006년 문화산업 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여성문화산업인력 지원센터(가칭)’ 설립을 제안했다.

여성인력 개발과 양성은 문화산업에 적합한 인력을 확보하고, 문화역량을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보고는 이미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의 여성 종사자들은 성별직무분리, 경력 단절, 결혼 기피 등의 현실에 처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인력은 대부분 비핵심적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승진, 임금, 고용 안정성이 모두 열악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산업 분야의 여성인력은 41.3%(남성 58.7%)이며, 이중 정규직은 44.8%에 불과하다.

포럼은 성별직무분리 현상의 심화는 업계의 인력 채용 관행이 ‘인맥’과 ‘사사’를 통한 채용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여성문화산업인력 지원센터’를 설립해 ▲여성인력 데이터베이스(DB) 구축으로 원스톱 취업지원 ▲온라인을 통한 멘토링·튜터 관계 형성 관리 ▲여성 유망직종 재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별 직무수행 차이를 살펴보면 남성들이 기술과 공식화된 결재절차,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동료와 협업,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준욱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분야 업무가 대부분 팀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문화산업은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더 친화적”이라며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여성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기할 점은 이 분야 여성 근로자들의 미혼율(게임 82%, 영화 84%, 애니메이션 69.7%)이 매우 높고, 기혼여성의 30.3%도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일과 가족을 양립하기 어려운 근로 환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미혜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업무적 특성상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야근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금의 보육제도, 즉 지역·직장보육시설은 이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한 보육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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