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아프간 여성들의 열악한 인권상황

유엔 고위급자문단의 일원으로 8월 말에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여 아프간 여성의 지위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아프간은 2003년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비준했지만 비준 후 1년 이내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중에서 본인을 포함하여 2명, 외부 전문가 3명, 유엔 여성국 직원 2명, 이렇게 모두 7명이 닷새 동안 카불에 머무르면서 아프간 정부 각 부처의 장관들, 국회, 인권위원회, 유엔기구 대표들, 여성NGO대표 등과 연속으로 만남을 가졌다. 아프간 여성들의 실정을 파악하고 유엔 여성국에서 앞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모색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아프간 여성들의 열악한 상황은 익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실제 가서 파악해 본 결과는 훨씬 심각했다. 특히 치안 문제는 여성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오히려 탈레반 시절보다 지금이 더 위험하다고까지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카불을 벗어나면 지역에 따라 무장한 군벌들, 마약상의 우두머리들이 활개를 치고, 이들이 여성들을 납치하거나 강간하는 일이 빈번해도 정부의 공권력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해외로 망명했던 난민들이 400만 명 이상 귀국했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은 보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국제기구 등으로 빠져서 정부에서 일할 역량 있는 일꾼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판사로 임명된 사람들 중 70%는 법을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게다가 범죄자가 고위직에 임명되는가 하면 부정부패의 척결도 급선무로 지적되었다.

아프간 여성들의 현실은 다음의 몇 가지 통계를 통해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여성의 평균수명 44세(남성은 45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낮은 것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피임률 2%, 평균출산율 6.6명, 모성사망률은 10만 명당 1600명으로 세계 최고의 수치다.

교육부 차관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여학생의 현재 취학률은 40%. 조혼은 아직도 강한 문화적 전통으로 유지되어 여덟 살, 열 살의 어린이가 30세 연상의 남자와 혼인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결혼의 60~80%는 강제 결혼으로 해석되고 있다. 싸움 등으로 원한이 맺히는 일이 있을 때 화해의 방편으로 딸을 상대방 집안에 주는 바드(bad)라는 풍습, 또 빚을 갚기 위한 방편 등으로 여성이 주어지는 것이다.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여성이 가출하면 경찰이 오히려 여성을 체포하여 감옥에 보낸다. 군벌에게 납치되어 몇 년을 노예 같은 생활을 하다 도망쳐 와도 남편은 받아주지 않고, 친정식구들은 무장 군벌의 보복이 두려워 내치고, 결국 파키스탄으로 도망쳐서 숨어 산다는 여성 등. 이러한 절망적인 현실은 많은 아프간 여성을 자살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여성NGO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프간 인권위원회도 지방사무소가 습격당하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특히 인권위원장인 시마 사마르 박사는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냈던 여장부로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문단의 보고서를 통해 유엔에서의 지원 프로그램이 추가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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