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

99년 ‘최악의 영화’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은 ‘아마겟돈’(Armageddon)과 ‘고질라’(Godzilla)다. 일본 영화 ‘고지라’(Gojira)가 원작인 ‘고질라’는 핵실험의 여파로 돌연변이가 된 거대한 도마뱀으로 길이가 무려 40배나 커져 121m나 된다. 섰을 때의 키는 55m이며 몸무게는 6만t에 이르는데 이 거대한 도마뱀이 뉴욕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최악의 영화라는 지적을 받은 것은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비과학성 때문이다. 고질라는 여러 면에서 공룡 중의 공룡이라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연상시키는데 렉스는 크기가 17m이고 몸무게가 7t이다. 그런데 6만t이나 나가는 거구의 고질라가 시속 150㎞로 달린다. 시속 74㎞가 넘는 어뢰를 피하는 것은 물론 AH-64 아파치 조종사가 발사한 사이드와인더를 피하는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치타의 속도가 시속 112㎞인 것을 보면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더욱이 고질라가 어떻게 6만t이나 될 정도로 커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생물체가 재빠르게 거대화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생체물질을 소화·흡수하는 것이다.

문제는 생명체의 경우 자신이 섭취한 음식 100%가 생장에 충당되지는 않는다는 것. 열역학법칙에 따르면 투입된 에너지는 기관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동력을 제공해야 하므로 100% 원하는 일에 투입될 수 없다. 증식 효율을 30%(전기를 만들 때 투입되는 총에너지와의 비율)로 가정하더라도 고질라가 체중을 6만t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무려 20만t의 식량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20만t이라면 400㎏짜리 황소 50만 마리, 5t짜리 코끼리 4만 마리를 먹어야 한다.

영화에서 핵 관련 돌연변이를 연구하는 박사 닉은 고질라를 유인하기 위해 길거리에 생선을 쏟아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며 지하에 숨어 있는 고질라가 생선 냄새를 맡도록 하수통로를 열게 한다. 영화 장면만 놓고 볼 때 새끼를 밴 고질라를 유혹하기 위해 제공된 생선은 덤프트럭 열두 대 분량이나 된다.

그런데 덤프트럭 열두 대에 담긴 생선이 무려 20∼30t이므로 엄청난 분량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고질라의 체중이 6만t이라면 제공되는 생선은 몸무게의 20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체중 60㎏인 성인 남자에게 콩사탕 하나밖에 되지 않는 꼴이다. 그래도 고질라는 콩사탕 하나 분량의 생선 때문에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고질라는 후각이 워낙 발달했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계략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지적이 칭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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