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지난 몇 년간 저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고, 이로 인해 집값이 많이 오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내 돈 아닌 남의 돈으로 집을 사는 것이 꺼림칙했던 사람들조차 돈을 빌릴 때의 이자가 집값 상승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고 앞 다퉈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렇게 너도 나도 집 사기에 나서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쉽게 집값이 잡히지 않는 것은 돈을 빌려 이자를 내고도 수익이 있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이 믿음을 가능하게 하는 저금리의 탓이 크다.

이렇게 개인들이 저금리를 이용해 돈을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처럼, 저금리 국가의 통화를 빌려서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를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라고 한다. 빌린 통화가 일본 엔화인 경우 ‘엔 carry trade ’라고 하고, 빌린 통화가 달러인 경우 ‘달러 carry trade’ 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엔 carry trade’ 가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다. 또한 엔은 달러나 유로만큼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통화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나라 통화와의 교환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일본 경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일본은 오랫동안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해 왔고, 일반인이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도 이자율이 1%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렇게 싸게 빌린 돈으로 전 세계 주식 및 채권시장 등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 부활과 제로금리 폐지 등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일본에서 엔화를 빌릴 때 드는 비용이 오르게 되고, 따라서 일본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거나 또는 손해가 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서 엔화를 갚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게 마련인데, 이를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라고 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엔화를 빌려 투자했던 자산의 매도를 늘어나게 함으로써 해당 자산의 가격 하락을 가져온다. 다시 말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각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 가격 폭락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일본 경제 회복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일본중앙은행(BOJ)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으면서, 국제 외환 시장에서 다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크게 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늘면 엔화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엔화가치는 떨어지게 되는데, 최근의 엔 캐리 트레이드의 부활은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IT나 철강, 자동차 업체 등 우리 수출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되므로, 일본의 통화정책 변경 움직임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의 증감 추이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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