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 권하는 사회 ‘Die’어트 내몬다
‘짱’ 권하는 사회 ‘Die’어트 내몬다
  • 박윤수 기자 birdy@
  • 승인 2006.09.08 14:54
  • 수정 2006-09-0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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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몸짱… 피부짱… 동안짱…
얼짱, 몸짱, 피부짱, 동안짱 등 몸에 관한 열풍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인 (사)문화세상 이프토피아(대표 박옥희)가 6일 ‘여성의 몸에 관한 포럼’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포럼은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몸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짚어보며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선들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새롭게 풀어보았다. 박옥희 대표의 사회로 김영옥 한국여성연구원 교수가 주제 발제를 맡고 여성학자이자 방송인인 오한숙희씨(사회일반 분야)와 영화평론가인 유지나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문화예술 분야), 진선미 변호사(법조 분야),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건강·의료 분야)가 각 분야 발제자로 참여했다.

‘몸 지향적 사회에서의 여성의 몸,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영옥 교수는 모 여대의 학생 30여 명과 ‘다이어트·성형수술’을 주제로 벌인 토론 내용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이어트의 경험이 있거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으며 80% 이상이 성형수술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성형외과를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 김 교수는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 등 몸매 가꾸기 프로젝트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비정상’이란 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정상’을 향해 노력하도록 내모는 것은 의료담론과 이미지 산업에 내재된 상업주의 가부장제의 결탁구조라고 역설했다.

오한숙희씨는 ‘나는 진정 내 몸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훈련법 5가지를 소개했다. 목욕탕에 가서 모든 여성들의 몸을 살펴보며 수고하고 애쓴 여성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한명 한명의 몸을 존중하고, 거리의 여자들의 표정을 관찰하며, 세수할 때마다 내 얼굴을 보고 인사, 대화하며 다양한 표정을 연출해보라는 것. 또한 몸을 억압하지 않는 옷과 장신구로 자신을 표현하고 운동을 통해 몸에 활력을 공급하라고 제안했다.

유지나 교수는 영화 등 ‘시네-보디로서의 여성의 몸’이란 주제로 미디어 속에 나타난 ‘여성 몸의 물신화’ 현상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80년대 영화 ‘애마부인’에서 시작된 한국 영화 속 여배우 몸의 노골적인 묘사는 90년대 비디오 시장을 거쳐 인터넷 시대 누드집 열풍으로 이어졌다. 그는 “최근의 각종 ‘짱’ 열풍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영화 등 영상매체”라며 미디어 생산자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는 획일화된 성형 열풍과 식이 장애가 초래한 여성 건강의 훼손을 염려했다. ‘선풍기 아줌마’ 같은 성형 수술 반복으로 인한 후유증뿐만 아니라 무리한 다이어트로 빈혈, 골다공증, 탈모, 피부질환을 겪는가 하면 거식증으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는 것.(거식증은 사망률 25% 이상의 심각한 질병이다) 정신과적으로도 자아신체상이 왜곡되어 우울감, 불안, 강박증에 빠지고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진선미 변호사는 성폭력 범죄의 판결에 있어서 나타나는 여성 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토로했다. 강간죄의 가해자를 ‘남성’만으로 규정한 것, 질 삽입이 아닌 항문·구강삽입 등은 강간죄로 처벌되지 않는 조항 등이 그 대표적인 예. 또한 황우석 박사에게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진 변호사는 난자채취의 후유증은 간과되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회 분위기에 분노를 표했다.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선 “‘자신의 건강 관리’라는 차원에서 ‘몸짱’열풍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나미 전문의와 “진정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므로 가부장제의 산물”이라는 유지나 교수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또한 참석자들은 남성만을 비교대상으로 하는 여성의 몸에 관한 담론에서 벗어나 제3의 성인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에 관한 논의 또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캠프 형태의 토론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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