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모레퍼시픽 여성과학자상 시상

김영중(60)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가 제1회 아모레퍼시픽 여성과학자상에서 30년간 천연물 연구에 대한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아 ‘과학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여성과학자대상 중 최대 규모(총상금 6500만 원)에 국내 기업이 지원하는 첫 여성 과학기술인상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혜숙, 이하 여과총)가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과 여성과학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해 여성 과학자 중 업적이 탁월한 사람을 선정하여 포상하고, 그 공적을 널리 알려 과학 한국을 꿈꾸는 여성 과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순수학문뿐만 아니라 응용분야까지 대상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 시상식은 지난 8월 24일 오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렸다.

수상자 5명은 각각 과학대상 3000만 원, 과학기술상 각 1000만 원, 미래과학자상 500만 원, 진흥상 1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상금은 아모레퍼시픽이 전액 지원했다.

‘과학기술상’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단백질 의약연구센터 홍효정(50) 센터장과 연세대 물리학과 유경화(47) 교수가 함께 수상했다.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과학 유망주에게 수여되는 ‘미래과학자상’은 울산대학교 의대(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36) 조교수가 받았고, ‘진흥상’은 조선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김선아(55) 교수에게 돌아갔다.

과학기술상을 수상한 홍 센터장은 생명공학의 한 분야인 단백질의약품 중 치료용 항체 개발기술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항체분야의 대표주자. 2000년에는 ‘에이프로젠’이라는 항체 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등 항체공학기술 실용화를 위해 노력했다.

같은 상을 받은 유 교수는 국내 최초로 단전자 소자를 제작했고, 나노기술과 메디컬 기술을 융합한 나노메디컬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국가핵심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다학제 간 연구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다.

미래과학자상에 빛나는 장 조교수는 피부과학 분야에서 건선과 피부 림프종의 면역학적인 연구, 피부림프종과 악성종양의 병리학적인 연구 등 임상적 연구에 대한 업적을 많이 세웠고, 논문 발표와 학술행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또 진흥상을 받은 김 교수는 WISE 광주전남지역센터장, YSC(청소년 과학탐구반)멘토링센터 및 광주지역 생활과학교실 책임운영자로 있으면서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여과총 이혜숙 회장은 “국내 여성 과학자 비중은 전체 12%에 불과하다. 이런 상을 통해 여성 과학자의 업적이 사회적으로 부각되고 지위가 향상되면 앞으로 여성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상을 여과총과 공동 제정한 ㈜아모레퍼시픽은 여성과 밀접한 화장품 전문기업. 서경배 대표는 “이 상은 아모레퍼시픽이 창업 이래 이어온 기술제일주의 정신을 담고 있다”며 “이 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여성 과학기술 분야 발전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이하는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의 기술제일주의와 여성존중 경영철학은 창립자인 고 서성환 회장의 모친 윤덕정씨로부터 시작됐다. 1932년부터 태평양의 모태가 된 ‘창성상회’에서 한국 고유의 여성용 정발제인 동백기름을 제조, 판매했던 윤씨는 신기술 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기술 중시 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한편 국내 여성과학자상으로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진흥상’과 2001년 한국과학재단이 제정한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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