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발명캠프 현장서 만난 예비 CEO들

“창업의 기본은 원천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아이템을 개발하고 사업화하기까지 서두르지 않을 거예요. 원천기술을 보유한 전문성을 갖출 때까지 탄탄하게 준비할 겁니다.”

장래 희망이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구지민(24·서울대 국제대학원 유럽지역학 전공)씨. 지난 8월 22일 양평 미리내캠프에서 열린 ‘제1회 여대생발명캠프’에 참여했다. 독자적 기술 개발로 창업한 여성 CEO들의 현장 강의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기 때문. 벌써 구상해 놓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는 구씨는 “발명이란 유형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변화를 시도하는 창의적 사고’라는 것을 알게 된 점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특허청이 주최한 이날 캠프에는 구씨처럼 여성 CEO를 꿈꾸거나 발명에 관심이 많은 전국의 여대생 50여 명이 참가했다. 발명강사 김병오(한산중 교사)씨의 ‘특허권 활용 및 발명 요령’, 이희자 루펜리 대표와 안현정 비단향꽃무 대표의 강의와 발명 체험이 이어지는 동안 이들은 ‘발명의 세계’로 빠져들어 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지적(산업)재산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요즘, 여성 발명인구의 증가 현상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산업재산권 개인 특허출원 총 11만4854건 중 여성 출원은 14%(1만4287건)를 차지했으며, 이는 지난 2002년 11.5%(1만2494건)에서 2004년 13%(1만4287건)로 꾸준히 증가해 온 결과다. 이에 반해 남성 출원은 2002년 9만6153건(88.5%)에서 2004년 87%(9만5316건), 지난해는 86%(9만8749건)로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실제 산업화 과정에서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분야에서 여성 파워는 더욱 뚜렷하다. 전통적으로 남성 강세였던 실용신안에서도 남성은 계속 줄고 있는 반면 여성은 지난해 4.4%(2003년 대비)나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여대생들의 발명에 대한 관심에서도 나타난다. ‘여대생 발명캠프’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숙명여대는 여자대학 중 유일하게 ‘발명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숟가락이 부착된 케이크 상자’ 발명으로 ‘전국 대학 발명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손진영(22·숙명여대 언론정보3)씨는 “발명을 하다 보면 내 안의 창의력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며  “지금 당장 사업을 구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발명하는 사고를 키워나가면 결국 나만의 노하우를 갖게 되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주도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학생들과 천연비누·화장품 만들기 체험 강의를 진행한 안현정 비단향꽃무 대표는 “발명은 기본적으로 여성 친화적”이라고 말한다. “타고난 섬세함과 생활 접근성이 높은 여성들의 장점을 살려 생각에 작은 변화만 주어도 그것이 지적재산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아이템을 개발해도 특허를 획득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김영숙(21·숙명여대 아동복지2)씨는 “휴대용 헤어왁스 통을 개발해 발명대회에서 입선을 했지만 막상 특허를 신청하려고 보니 과정도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 그냥 포기했다”고 말한다.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 교수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기술화·산업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내 발명·기술교육에서부터 특허등록, 경영까지 원스톱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사실 이를 지도할 교수 인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김 교수는 “우선 국내외 발명·창업대회 입상자들만이라도 특허등록, 교육지도 및 신용대출을 해주는 파격적인 지원책이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김병오 교사는 “실제 특허를 내도 사업화에 성공하기 쉽지 않은 것은 ‘판매 전략’이 없기 때문”이라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오히려 간단한 생각과 노하우”라고 말한다. 자장면 배달원 ‘번개 조태훈’씨가 대기업·증권사·특급호텔의 단골 ‘서비스학 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독특한 ‘맞춤 서비스’를 발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사는 “자신의 생활습관, 업무에서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바로 발명”이라며 “남보다 반 발짝만 앞서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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