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설의 경제학

경기 침체 때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속설이 적중이라도 한 듯 각종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미니스커트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모 인터넷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 6~7월 사이 해당 쇼핑몰에서 팔린 미니스커트 판매량은 21만 장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판매량뿐 아니라 스커트 길이도 점점 올라가, 이제는 20㎝ 길이의 미니스커트는 기본이다. 일부에서는 15㎝ 초미니까지 등장했는데 이쯤 되면 뒤에서 계단 오르기가 민망해지는 수준이다.

미니스커트와 경기의 관계를 설명하는 뚜렷한 이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살기 힘들어질수록 여성들은 우울하고 답답한 분위기에 빠지기보다 자신을 발랄하게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니스커트가 마치 소비자 전망지수나 기업경기실사지수처럼 ‘길거리 경기지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니스커트 외에도 길거리 경기지표의 역할을 하는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 속옷이다. 비싼 겉옷을 사기 어려워지면 여성들은 속옷이라도 제대로 챙겨 입어 위안을 삼기 때문에 경기 침체 때 속옷이 오히려 잘 팔린다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방기금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에 미리 브래지어 경기를 체크했다는 얘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만큼 브래지어의 호황은 경기 불황의 신호탄으로 속옷 업계는 해석하고 있는데, 모 유통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란제리 매출은 전년도보다 5% 신장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또한 ‘불황일수록 달콤한 음식이 잘 팔린다’는 것은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속설이다. 스트레스 받은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단 음식을 자주 찾는다는 것인데, 올 상반기 과자 업체 4사가 거둔 초콜릿 매출은 15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80억 원보다 9%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맥주는 호황일 때 잘 팔리는 길거리 지표인데, 올해 들어 맥주 업계는 독일 월드컵 기간을 제외하곤 내내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미니스커트부터 맥주에 이르기까지 길거리 지표들 중 어느 것 하나 좋아 보이지 않으니, 예사롭게 넘길 일은 아니다.

경기 상태를 알 수 있는 길거리 경기지표로 립스틱과 남자 옷을 들 수 있는데, 불황기에는 빨간 립스틱을 선호하고, 소비가 살아나면 남자 옷이 화려해진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입술이 빨간색 일색이 아니고, 남성들의 옷 색깔이 이전보다 화려해진 것을 보면, 아직 본격적인 불황은 아니구나 싶어 걱정을 덜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길거리 경기지표들로 돌아가 보면 마음이 개운치 않다. 게다가 정부와 각 경제 전문 기관들의 엇갈린 경기 전망을 보면 불안한 마음은 더 커진다. 이제 더 이상 생산, 소비, 투자, 고용, 금리 등 갖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지표를 들이대며 경기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삶에서 경제상황을 훨씬 간결하고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현 경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경제 정책을 잘 운용해 주길 국민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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