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여’교장 아닌 ‘교장’만 있을 뿐”

“글로벌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여’교장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장’으로 앞장서 나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여성’에게 인색한 것은 사실이지만,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500여 명의 여교장을 선두에서 지휘하는 최선자 한국초등교육여교장협의회 회장(서울 장평초교장·사진). 그는 “10명의 학생을 둔 교장이나 1000명의 학생을 둔 교장이나 그 역할은 다 똑같다”며 “때문에 주어진 일에 소신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된 한국초등교육여교장협의회는 여교장들의 정보 교환의 장으로, 96년 정식으로 교총의 승인을 받았다. 형식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그 흔한 사무국 하나 두지 않고 운영비도 자체 회비로 충당한다. 때문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일일이 회장단이 나서 일을 도맡는다.

협회의 가장 큰 행사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열리는 연수회인데, 올해는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나갈 여교장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22, 23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다.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이 주제 강연을 맡고, 성남, 수원, 용인 등의 우수 학교 탐방의 시간도 갖는다. 전체 초교 여교장의 80%를 차지하는 400여 명의 여교장이 참석할 만큼 대규모 행사가 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큰 행사지만 되도록 조용히 치르고 싶다”며 “전국에서 모인 회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서로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협회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한국초등교육여교장협의회는 2년마다 정기총회를 열어 회장단을 선출한다. 1명의 회장과 3명의 부회장은 각각 2년의 임기를 채우며, 수석 부회장은 전국 부회장을 맡는다. 지금까지는 ‘서울’이 중심이 돼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협의회를 이끌었는데, 지난해 ‘경기도’가 새롭게 협의회(회장 김선옥)를 구성,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이번 달로 2년의 임기를 마치는 최 회장은 64년 미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43년 동안 교단에 섰다. 2000년 가락동 가주초교 교장으로 취임한 그는 내년 8월 정년을 앞두고 있다.

최 회장은 “전체 교원의 70%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지만 승진 비율은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현실”이라며 “학교는 자기 실력에 따라 공정한 평가를 받는 곳이기 때문에 여교사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기 바란다”고 후배 여교사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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