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녀, 극장녀 이어 ‘된장녀’ 논란
“여성비하에 어설픈 페미니즘” 비판

연일 ‘된장녀’ 타령이다. 인터넷에서 네티즌 간에 설왕설래 입씨름이 오가더니 급기야 ‘된장녀 키우기’ 게임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각 언론을 통해 ‘된장녀’의 의미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된장녀’가 마치 우리 시대 여성의 문제를 비판하는 논쟁인 양 회자되는 것에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된장녀 논란은 한 일간지의 ‘스타벅스 커피 값으로 본 생활물가 지수 비교’ 기사에서 비롯됐다. 기사의 요지는 ‘한국의 스타벅스 커피 값이 일본보다도 비싸다’는 것. 이를 두고 ‘1500원짜리 밥값 아끼려 남자 선배에게 매달리는 여성들이 5000원 짜리 커피를 마시며 외국기업 배만 불린다’며 ‘X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는 허영녀’에 대한 남성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겉멋’ ‘기생’ ‘명품족’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된장녀’가 쓰이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이번 ‘된장녀’ 논쟁은 그간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진 온갖 ‘~녀’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개인의 문제적 행동이 여성의 문제로, 다시 사회적 현상을 지칭하는 ‘명사화’하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얼마 전까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개똥녀’는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이기적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극장녀’는 ‘우리의 잘못된 극장문화’를 상징하는 단어로 고착화했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된장녀 논쟁은 여성을 비하하는 기존 의식의 틀에 ‘어설픈 페미니즘’을 담은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독립적인 여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을 뿐 여성들을 평가하려는 ‘관찰자’로서의 남성의 의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소모적이고 실체도 모호한 논쟁이 언론을 통해 확대·유포되고 고착화하는 현상”을 꼬집고 “성숙한 비판과 담론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성평등적 비판과 논쟁의 틀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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