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이미지 탈피 새 트렌드 추구

명품시장이 변화된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변신하고 있다. 기존의 명품 소비자는 값비싸고 유명한 ‘명품’이라는 브랜드를 소비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까다로운 안목을 갖춘 소비자 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명품의 컨셉트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  

첫째 변신. 소수를 대상으로 한 개성 있는 스타일의 제품으로 변화되고 있다.   

과거 ‘명품 소비’는 권위와 부(富)를 상징했고, 소비자들은 명품을 통해 ‘같은 명품족’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최근엔 ‘아무도 나의 스타일을 추종할 수 없다’는 차별화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추세는 분더숍과 같은 ‘컨셉트 숍’의 꾸준한 약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는 분더숍은 드리스 반 노튼, 크리스찬 루부틴, 에밀리오 푸티 등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명품 브랜드를 모아놓은 컨셉트 숍. 주요 고객들은 뚜렷한 개성과 까다롭고 세련된 취향을 가진 패션 리더들이라고 분더숍 마케팅 담당자는 설명했다.

앞으로는 대량 생산된 명품 브랜드보다는 소수만이 소유할 수 있는 독특한 명품 제품을 선호하게 되며, 다양하고 급속히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부응하지 못하는 명품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둘째, 전통을 중시하던 명품 브랜드가 계속 젊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신 뒤에는 젊어진 명품 브랜드의 소비층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올 상반기 20대 고객 수가 13% 늘었고, 20대의 매출이 3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지난 1년간 20~30대가 구매 고객의 52%를 차지했다.   

개성을 중시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성향은 명품 브랜드의 변신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기존 루이뷔통 가방은 다소 투박한 느낌의 가죽 소재에 모노그램 문양이 대부분인 중후한 스타일이었다. 루이뷔통은 이런 느낌의 정통 스타일에서 벗어나 청바지 소재인 데님을 이용한 가방이나 루이뷔통의 상징인 모노그램을 팝 아트풍으로 재해석한 ‘무라카미 백’을 출시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올해 52.4% 매출 신장은 젊은 층의 구매 증가에 힘입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체크무늬’와 ‘트렌치코트’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꿔온 버버리 역시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해 한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두 가지의 디자인과 무늬가 너무 강력한 브랜드를 형성,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진부함으로 인식됐다. 이에 버버리사는 가볍고 밝은 느낌의 ‘버버리 프로섬’ 라인을 개발하는 등 전통적인 제품 스타일을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해 위기를 돌파했다.  

프라다는 그래피티나 애니메이션 등의 디자인을 전통적인 디자인과 혼합해 젊은 감각을 표현한 티셔츠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크리스찬 디오르는 브랜드 이미지의 노화를 막기 위해 명품 브랜드 중 가장 먼저 혁신을 시도한 브랜드다. 엄숙한 분위기의 기존 핸드백은 하얗고 빨간색이 혼합된 꽃무늬와 반짝거리는 스팽글 장식의 발랄한 핸드백으로 변신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확고하게 형성된 브랜드 전통만을 고집하며 젊은 취향에 부응하지 못하는 명품 브랜드는 생존력을 잃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셋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불호(好不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기타법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루이뷔통과 구치 등 명품 브랜드를 수입하는 대부분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05년 매출이 892억90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52.4% 증가했고, 구찌그룹코리아는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11개월간 매출이 1215억 원으로 2004년 2월부터 지난해 1월 말까지 13개월간의 매출액 1118억 원에 비해 8.7% 증가했다. 루이뷔통, 페라가모, 제냐 등이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해외 명품 브랜드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올해 6월 15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일부에서는 ‘명품 불패신화’를 거론하며 명품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 호기를 맞고 있다고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최근 매출 성장세만을 보고 명품시장 전체가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모든 해외 명품 브랜드가 국내시장에서 매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스까다코리아나와 불가리, 프라다 등은 올 들어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제 명품 브랜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명품 선호 욕구는 불변할지라도 선호 양상은 바뀌고 있다. 그래서 향후 명품 열기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또 어떻게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창조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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