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다닐 때의 일이다. 국어 시간이었는데, 담당 선생님이 집안에 급한 일이 있어 교감 선생님께서 대신 들어오셨다. 그때까지 소란스러웠던 교실이 쥐죽은 듯한 고요함 속에 묻혀 버렸다. 평소 엄하시기로 소문난 분이라 모두들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근엄한 얼굴로 출석을 부르기 시작하셨다. 대답하는 목소리에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출석을 다 부르신 교감 선생님께서는 “오늘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걸 배우기로 하자”는 말씀과 함께, 우리 모두를 찬찬히 바라보기 시작하셨다. 그러시더니 “너희들 중에 지금까지 책을 100권 이상 읽은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 보라”고 하셨다.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신만만했던 나는 ‘그 정도야’ 하는 마음으로 그 때까지 읽었던 책을 헤아려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몇 번이나 헤아려 보았지만 100권을 채울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손을 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교감 선생님 말씀이 이어졌다. “100권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너희 또래에게는 굉장히 많은 양이다. 그러니 100권을 채우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할 것은 없다. 그렇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을 때도 100권을 채우지 못한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러시면서 “교과서나 참고서만 많이 본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좋은 책 한 권을 더 읽는 게 살아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독서를 하면 지식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교감 선생님 말씀을 떠올릴 때마다 뒤따라 생각나는 일이 있다. 대학생 시절 “하루에 30분은 책을 읽어라”고 하신 어느 선생님의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하루 30분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루 30분씩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1년만 지나도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러니 5년이 되고 10년이 되면 도저히 비교할 수조차 없게 된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듯하지만, 여전히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부끄럽기만 하다. 1인당 한 달에 평균 한 권도 채 읽지 않는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독서는 결코 취미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살기 위해 의식주가 필요하듯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생활의 일부분이다. 독서의 생활화가 이루어질 때야 비로소 우리는 선진 문화 국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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