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을 어떻게 빼야할지 고민하던 날, 120㎏의 몸매를 당당히 드러낸 한 여성의 기사를 보았다. 홈쇼핑 광고에서 ‘살빼기 전’ 모습을 보여주는 ‘뱃살 전문 모델’인 그녀는 방송 후 수많은 악플로 상처 받고 무시도 당했지만, ‘나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순간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내 여름이 힘든 탓은 우리 사회 때문만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를 ‘다이어트’라는 굴레에 옭아매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자. 아무리 사회가 ‘날씬한 몸매’를 외친다고 해도 그녀의 여름은 끄떡없지 않은가.
아쉽지만 나는 아직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엔 부족한가 보다. 여전히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쉰다. 어쩌면 치부일 수 있는 자신의 살까지 보듬고 사랑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부럽다.
김미애 / 서울여대 사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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