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옷 입기조차 힘들다. 너무 작아 옷에 몸을 맞춰야 할 지경이다. 상의뿐 아니라 골반 밑위까지 짧아지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훤히 뱃살이 드러난다. 이리저리 돌출된 뱃살이 민망해서 오늘도 다이어트를 고민한다. 그리고 실컷 욕한다. 외모지상주의, 이 사회의 의류업계가 여성들의 다이어트를 종용하고 있다고.

뱃살을 어떻게 빼야할지 고민하던 날, 120㎏의 몸매를 당당히 드러낸 한 여성의 기사를 보았다. 홈쇼핑 광고에서 ‘살빼기 전’ 모습을 보여주는 ‘뱃살 전문 모델’인 그녀는 방송 후 수많은 악플로 상처 받고 무시도 당했지만, ‘나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순간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내 여름이 힘든 탓은 우리 사회 때문만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를 ‘다이어트’라는 굴레에 옭아매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자. 아무리 사회가 ‘날씬한 몸매’를 외친다고 해도 그녀의 여름은 끄떡없지 않은가.

아쉽지만 나는 아직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엔 부족한가 보다. 여전히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쉰다. 어쩌면 치부일 수 있는 자신의 살까지 보듬고 사랑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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