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 양면 여성파워 뚜렷…국가가 나서 생활디자인 키워야
산자부, 여성디자이너의 날 제정…경력단절 막게 재교육 등 시급

‘디자인에 여성을 입혀라.’ IT·디지털 업계에서 ‘여성 소비자’와 ‘여성 디자이너’가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른바 ‘대박’ 제품들이 여성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 대표적인 대박 휴대전화 삼성 애니콜의 ‘가로본능’은 김남미 삼성전자 책임디자이너가 관여했으며, 판매 4주 만에 55만 대 판매로 애니콜의 아성을 무너뜨린 LG사이언의 ‘초콜릿폰’ 은 국내 최초 디자인계열 여성 임원인 김진 LG전자 상무의 아이디어다. 여성들의 디지털 제품 구매력이 급성장하면서 아예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디자인·개발한 제품은 ‘효자상품’의 단골 리스트에 올라있다. 각 기업들은  ‘디자인과 여성’을 성공 키워드로 인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산업자원부는 지난 14일  ‘제1회 여성디자이너의 날’ 행사를 열고, 여성 디자이너를 격려하기 위해 ‘차세대 여성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롤모델 개발에 나섰다. 산자부는 이날 출산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 디자이너의 재교육 프로그램 마련을 약속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IT·디지털·가전 분야의 디자인 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생활, 패션 등 다른 분야는 매우 취약해 국가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래산업을 주도할 국가의 디자인 산업 경쟁력은 바로 ‘생활디자인’에서 출발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흥길 숙명여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유럽 국가들이 그릇, 포크 하나에도 디자인을 가미해 세계적인 수출품으로 만드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생활디자인이 여성과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인재 양성 및 활용 그리고 국민 모두의 디자인 의식 제고를 위해 정부의 계획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정부의 올해 디자인 분야 지원 예산은 180억 원 정도로 2003년의 226억 원보다도 줄어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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