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성 상위 비해 여성 30% 덜 받아, 강제적 임금 감사제 도입 등 제기

영국의 가디언지(6월 4일자)는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위직으로 갈수록 남녀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기사를 실었다.

영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남성 상위 연봉자가 상위 연봉 여성에 비해 27%나 임금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제 근로자의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17% 낮은 임금을 받으며,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임금 격차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정부의 연간 근로시간 및 임금 조사를 바탕으로 평등기회위원회에서 분석한 것으로, 현재 영국에서 남성 상위 10% 연봉자 안에 들기 위해서는 5만 파운드가 필요한 반면 여성은 3만6500파운드에 불과했다. 남녀 상위 연봉 격차가 27%나 되는 것. 최하위 연봉은 21%로 그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에서 100대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이 11%, 여성 부장 판사, 고위 경찰 간부 비율이 각각 9%, 10%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고위직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2000년과 가장 최근 임금 수치를 비교(주 35시간 근무의 전일제 근로자 기준·10개 등급)한 결과 2000년에 남성이 상위 연봉자가 되기 위해서는 3만9832파운드가 필요했으나 2005년의 경우 5만54파운드로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경우 2000년에는 2만8201파운드가, 2005년에는 3만6578파운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남녀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Fawcett Society’(고용시장에서 성평등을 위한 운동단체)의 정책실장 케이트 벨라미는 “평등임금법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성 노동자의 환경은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며 “정부가 강제적인 임금 감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녀 간 임금 차별은 남성 중심적인 고용구조에 기인한다. 고용평등 운동자들은 “여성들은 가사부담까지 짊어져 직장생활 전념이 어렵다”고 말한다. 또 유리천장 외에도 심리적 장벽을 임금 격차의 근거로 든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연봉 5만5000파운드 부장자리에는 여성 지원자들이 없었으나 연봉 3만5000파운드로 다시 재구인 광고를 게재하자 여성 지원자들이 몰렸다는 것.

심리학자들은 “남성들은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고 약점을 숨기는 반면, 여성들은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단점을 밖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 “여성들은 연봉 협상에 능숙하지 않으며, 승진할 경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먼저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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