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자발적 네트워크 만든다

도미나가 가즈오(53)는 도쿄의 신도시 다마구에서 엔피오(NPO) 활동을 하고 있다. 99년 21년간의 샐러리맨 생활을 정리하고 엔피오 ‘퓨전 나가이케’를 설립했다. 퓨전 나가이케는 정회원 20명, 법인회원 14개사, 지원기업 14개사 정도의 규모로, 회원 수를 늘리기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을 엮어내는 일에 주력한다.

가즈오는 대학에서는 경영조직론을 전공했다. 줄곧 그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은 피라미드형 조직이 아닌 네트워크형 조직의 실현 가능성이다.

왜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게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살아가지 못하고 피라미드처럼 계열화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야만 하는가. 지역활동을 경험하면서 그는 지역에서야말로 네트워크형 조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는 우선 주변의 컴퓨터 전문가들을 모아서 주말에 주택가의 컴퓨터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회사일 이외에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 결코 보수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일어났다. “그냥은 너무 미안하니까 조금이지만 받아두세요”라는 사람들의 반응이 그것. 반은 자원봉사로 반은 유상으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 지역사회 일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무리가 아니라면 얼마의 돈이 매개가 되는 관계가 부탁하기 쉽다는 것은 하나의 발견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엔피오의 사업 가능성을 확신했다. 공익성을 추구해도 사업성이 없으면 지속할 수 없기에 그는 엔피오의 사업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엔피오의 이름 ‘퓨전(Fusion)’은 공익과 수익성을 융합하고, 자원봉사와 유상을 융합하여 지역사회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퓨전 나가이케는 하치오지시의 공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운영자금의 80%를 행정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엔피오는 행정과의 관계에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최근에 그는 교회나 절에 가서 헌금할 때의 기분으로 엔피오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직감이 든다고 한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금방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엔피오를 지원하는 것이 지역 사람들 모두를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가 발견한 또 하나의 희망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