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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의 눈으로 한국을 보지 말고 60억의 눈으로 한국을 보라’고

외치는 책이 있다. '유엔 및 국제기구 취업전략과 현황'(구삼열 감

수/서화숙, 강인형 편저/도서출판 양문 펴냄/1만5천원)은 ‘국내 최

초 국제기구 진출 관련 취업 총 가이드북’을 내세우며 취업도 이젠

지구촌을 대상으로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세계 유엔기구들의 실제 활동과 직업적 배경, 직위와 대

우, 직원채용시험, 응모서류기입방법, 면접요령, 국제기구 진출에 필

요한 전공과 국내외 대학원 정보 및 국제공무원으로 활동하는 사람

들의 체험담을 통해 프로직장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

고 있다. 특히 유엔기구의 기초지식, 국제기구 웹사이트, 시험문제

샘플 등을 부록에 담아 유용한 정보활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국제기구들은 완벽한 남녀평등을 고용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에

전문직 여성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함을 강조한다. 유엔기구들이 2

천년까지 모든 등급에서 남녀 분포를 반반씩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으며 최근 채용자는 여성이 더 많다고 이 책은 전한다. 유엔인

구기금(UNFPA),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공업개발기

(UNIDO)와 같은 기구는 직무와 배치에서 여성에게 우선권을 주고

상급관리직으로 승진율이 높아 여성들이 도전해 볼만한 곳이라고 권

한다.

국제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열린 사고방식, 편견 금지, 양보하지

말고 계속할 것’등의 가치관 정립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운다. 또한

순환근무가 기본이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 2가지 이상을 유

창하게 구사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상식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이 책은 한국이 유엔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비상임 이사국으로

진출하면서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국제공무원’은 국가간 불협화

음을 조정하고 상호 이익을 확보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국제공무원들이 이겨내야 할 갈등도 많이 있음을 되짚어 준

다. 경제관련 기구들은 미국식 경영방식에 의해 움직이므로 서구식

가치체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바탕으

로 미묘한 차별대우를 받기도 한다. 특히 여성차별을 견뎌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완희 유엔제네바본부 인권고등판무관실 인권담당관은 제5장에 실

린 체험담에서 “유엔 재정난은 예상보다 심각하다. 볼펜 한 자루도

아껴 써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자부심

없이는 회의에 빠질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또한 여성으로서 여자

후배에게 “업무량이 많아 결혼생활과 양립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동반자를 만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

았다.

이 책을 감수한 구삼열씨는 유니세프 의회담당조정관으로 유엔에

입문, 현재 유니세프 총재 고문 겸 아시아 청년 TV 대표로서 20여

년간 유엔에서 일해왔다. 편저자인 서화숙씨는 현재 한국일보 문화

과학부 차장대우로, 강인형씨는 일간스포츠 편집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박정 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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