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첫 여성 구청장 등 529명 당선
여성 비율 13.7%…한나라 305명 배출 ‘기염’
전략 공천 확대·비례대표 홀수제 준수 과제로

5·31 지방선거 결과 총 529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를 모았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한 명의 후보도 당선되지 못했지만,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32명, 기초의원 110명, 광역비례의원 57명, 기초비례의원 327명 등 2002년 선거 때보다 당선자가 387명 늘어났다.

당선율 역시 지난 2002년 3.22%보다 4배 이상 높은 13.7%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례를 제외하면 여성 당선율은 2002년 당선율 2.14%의 2배에 그친 4.25%로 뚝 떨어진다. 전체적인 여성 당선율 증가는 이번 선거부터 기초비례의원을 새로 선출했고, 비례후보의 경우 여성의 비중이 광역비례 64.4%, 기초비례 73.2% 등 다수를 차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방선거 관련 업무를 총괄한 김은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간사는 “지난 4년 동안 각 정당에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 여성 후보를 10% 이상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음에도 주요 4당의 전체 여성 공천비율은 겨우 6.4%에 그쳤다”며 “특히 정당들이 52개 지역에서 여성에게 배정해야 하는 비례후보 1번을 남성에게 준 사례는 정당이 여성 공천 할당에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한나라당의 압승과 열린우리당의 완패로 요약할 수 있다. 여성 당선자들 역시 한나라당과 나머지 당들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먼저 한나라당은 전략공천을 통해 정당 중 유일하게 김영순 송파구청장, 박승숙 인천 중구청장,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등 3명의 최초 여성 구청장을 탄생시켰다. 당선자 수도 정당 중 가장 많은 총 305명에 육박한다. 다른 정당들은 많아야 1명의 당선자를 낸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29명이나 당선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광역의원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고, 기초의원에서 21명이 당선되는 등 총 당선자 수가 120명에 그쳤다. 민주당 46명, 민주노동당 40명 등 다른 당들도 모두 열세를 면치 못했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부소장은 “이번 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로 진행됐다”며 “당선된 여성 후보들 모두 인물이나 정책보다는 당 지지도에 기댄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부소장은 “만약 이번 선거가 인물·정책위주로 치러졌다면 강금실 후보의 득표율 27.3%는 말이 안 되는 숫자”라며 “정당 위주의 투표 관행은 여성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후보의 당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당별로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여성을 우선 공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인수 37,064,282명 중 19,001,370명이 투표에 참여해 2002년 선거 투표율보다 2.4%포인트 높은 51.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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