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시민의식에 부응 송파 르네상스 열겠다”

5·31 지방선거 결과 선출직에서 총 523명의 여성 후보가 뽑혔다. 이에 여성신문은 주요 4당 여성 당선자들에게서 당선소감을 들어보았다. 정당 중 유일하게 여성 기초단체장 3명을 당선시킨 한나라당에선 서울 첫 여성 구청장이 될 김영순 송파구청장 당선자에게, 광역의원에서조차 선출직 당선자를 내지 못한 열린우리당에선 경기 고양시 기초의원으로 선출된 박윤희 당선자에게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들어보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선출직 당선자로는 광역의원, 기초의원 한 명씩을 각각 선정해 소감을 들었다.

서울시 첫 여성구청장 된 김영순 송파구청장 당선자

서울시 첫 여성 구청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한나라당 공천으로 송파구청장에 도전해 당선된 김영순(57) 전 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회장.

당선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그의 일성은 “송파는 웬만한 광역에 버금가는 기초자치단체(연간 예산 2600억 원, 인구 60만 명)이기에 당은 내게 광역단체장 후보로 전략공천을 해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성을 믿고 보내준 당 의지에 우선 감사하고, 그동안 격려 방문도 해주고 홈페이지에 지지 메시지도 보내준 여성계에 또한 감사한다”는 것.

김 당선자는 정부기구(GO), 비정부기구(NGO) 양쪽에서 모두 여성정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쌓아왔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88년 김영삼 당시 총재에게 발탁돼 통일민주당 여성국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현 여성가족부 전신 격인 정무제2차관, 세계가족보건연맹 아시아태평양오세아니아지역 이사회 이사, BPW 한국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땄고, 17대 국회 정치개혁협의회 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무엇보다 “즐거운 선거전”을 펼쳤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선거운동원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번 선거야말로 재미있게, 축제처럼 치르자”고 말했고 선거 기간 중 만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즐겁죠?”가 인사말이 돼 버렸다.

“유세 나가면 남자 중고등 학생들이 ‘김영순 파이팅!’을 외치며 ‘우리도 투표하고 싶어요’라고 환호하곤 했다. 이번 선거는 차세대들의 여성 후보에 대한 관심, 지역주민들의 높은 시민 정치의식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갖는 또 하나의 자부심은 다른 남성 후보들의 흑색비방 선거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무소속 출신의 한 남성 후보는 “여성 후보가 나왔으니 송파구 남성들은 거시기 다 떼버려요”란 노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여성’ 후보로서의 차별화는 향후 ‘여성’ 구청장으로서의 차별화된 행로로 이어질 것 같다. 김 당선자는 “여성정책 과제 중 여성 일자리 창출과 교육·환경 개선은 늘 가까이 접해왔기에 다른 구청장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 이런 면에서 ‘여성이라 확실히 다르구나’란 평가를 끌어낼 것이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김 당선자는 지금의 송파구가 ‘제2기’로 접어들었다고 정의하며 자신이 송파의 또 하나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이라는 데 행복감을 느낀다.

“이제까지 송파는 강남·서초를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송파의 자존심을 소리 높여 외칠 때다. 백제 유적지인 데다가 88년 동-서 세계를 화합시킨 올림픽의 도시란 역사적 의미가 있다. 제1기 기획도시 송파로 20년간을 버텨왔다면, 이젠 제2기 송파 시대를 열어 업무 기능을 확충하고, 자족 기능을 강화해 쭉 쭉 뻗어나갈 때다.” 

보육확충·여성복지 등 여성공약 실천 큰 관심
40대 첫 서울시장 오세훈 당선자

6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된 오세훈 한나라당 당선자의 여성공약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당선자는 지난 5월 22일 여성신문과 생활자치·맑은정치 여성행동이 공동 주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여성정책 토론회’에서 여성계 리더들을 앞에 하고, 국공립 보육시설 168곳 확충,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20% 확대, 보육시설·복지시설 독거노인 도우미 등 지역사회 지원형 여성일자리 창출 등의 여성공약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여성 부시장(정무) 임명에 대해선 “현재 10%도 안 되는 5급 이상 여성 공무원을 20%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서울 5대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찬성’을 표하면서도 민·관이 함께하고 검·경이 연계하는 다소 소극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 정책의 핵심은 임기 내 서울시 공공보호 대상 중증 치매노인 4910명에 대한 100% 수용. 이에 토론회에서 가정 해체 위기까지 겪을 정도로 심각한 중산층 치매노인의 돌봄 대책이 딱히 없다는 것이 지적되자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예산을 할애할 필요성을 느꼈다. 추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답해 기대를 모았다.

오 당선자가 선거 기간 중 밝힌 여성·보육 정책 대표 공약은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임신에서 출산, 보육까지 지원시스템 구축 ▲한 부모 가족 지원 강화 등 맞춤형 여성복지 실현 ▲양성평등한 서울시 조직 운영 ▲가족문화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를 포함한 건강한 가족문화 정착 등 5개 사항이다.

오 당선자는 84년 사법시험 합격 후 9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에게 발탁돼 16대 국회의원(한나라당)을 역임했다. 특히 정치모금 제한 등 엄격한 기준의 정치관계법 개정을 주도, 2004년 2월 이른바 ‘오세훈법’을 만들고 17대 국회 불출마 선언을 감행해 깨끗한 이미지의 신진 정치인 선두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환경위원,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등을 역임하며 환경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표해왔다. 선거 직전까지 한국여성재단이 주도하는 ‘미래포럼’ 공동대표, 양성평등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 ‘GS(Gender Sensitivity) 포럼’ 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친여성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4당 주요 여성 당선자 인터뷰

기초의원|박윤희 경기 고양시의원

박윤희(44) 고양시의원 당선자의 최우선 실천공약은 여성과 아동의 복지 실현이다. 지난 4년간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성정책중장기계획을 수립했던 그는 “앞으로의 4년은 수립한 정책을 실천하는 시기”라며 “지역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일산여성센터 건립 등 여성과 아동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당선자의 선거 전략은 홍보물이었다. 아무리 사방팔방 유세를 다닌다 해도 개인 접촉보다는 홍보물이 유권자들에게 인물과 정책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구전홍보도 주효했다. 박 당선자는 “다른 남성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시의원은 여성 후보 박윤희가 잘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정당보다는 인물을 봐달라는 호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선거가 인물·정책선거가 아닌 정당선거로 가면서 선거운동 자체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여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의 경우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했다는 것. 박 당선자는 “하지만 저를 알아보고 눈인사를 보내주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광역의원|김성숙 광주시의원

김성숙(51) 광주시의원 당선자의 공약엔 유독 ‘생활공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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