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영어 연구학교 50개교 선정, 발표

9월부터 전국 50개 초·등학교의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시범교육이 시작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운영될 ‘초등 영어교육 연구학교’ 50개교를 선정, 발표했다. 선정된 연구학교는 2년간 운영되며, 교육부는 운영 결과를 분석한 뒤 2008년 하반기에 초등학교 1, 2학년 영어교육 시행 여부 및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 및 경기도는 4개교씩, 나머지 시·도는 3개교씩 선정됐다.

이번 조치는 영어 관련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영어로 인한 조기유학, 해외 어학연수 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을 내실화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취해졌다.

97년부터 도입된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초기에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영어능력이 향상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영어교육이 전환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권오량(영어교육과) 교수가 2004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능력을 측정한 조사 결과, 초등 영어교육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영어성적이 무려 39.5점이나 높았다. 또 2004년 시험에서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운 고1년생이 배우지 않은 고2년생보다 읽기, 듣기, 쓰기 등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 우리말 교육 및 정체성 함양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분석하기 위해 컨설팅단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이다. 한편 전교조, 범국민교육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글학회, 한말글문화협회,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1, 2학년 영어교육 도입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현재의 초등 영어교육도 사교육비를 폭등시키고, 지역간 계층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초등 1, 2학년 영어교육은 모국어 교육 위축과 언어 혼란, 나아가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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