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 여성비율 78.5%, 인포데이타 95%
맞춤교육, 가족친화적 복지 이직 줄고 전문화 이뤄

“마흔이 넘어서도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여직원 비율 78.5%에 이르는 웅진씽크빅 인재구성팀의 김현정(32) 대리. 그는 지난해 9월 국내 대표적인 여초기업 웅진씽크빅으로 이직했다.

김 대리는 “이전 직장도 여성이 많은 편이었지만 ‘여성적’ 기업문화는 없었다”며 가장 대표적인 여성적 기업문화로 ‘업무 과정에서 임신·육아 직원에 대한 자연스러운 배려’와 ‘적극적인 여성 관리자 기용으로 인한 비전 제시’를 꼽았다.

김 대리는 “출산에 임박해 야근이나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출산 후 업무적인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만큼 좋은 기업문화는 없다”고 말한다.

가끔 남자 직원들이 ‘거친 입담’을 할 수 없어 불편하다며 불평(?)도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는 서로 이해되는 수준의 ‘야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접대문화와 과음으로 이어지는 술자리 회식이 없는 것도 직장생활을 즐겁게 해준다.

114 전화번호 안내서비스를 하는 한국인포데이타㈜는 전체 직원 중 95%가 여성이다. 안내서비스직 외 지원부서도 여성이 85%에 이른다. 이 회사 CS교육팀의 김숙정(37) 대리가 말하는 여성이 많아 좋은 점은 ‘여성 친화적인 사내 교육이 많다’는 점이다. 그는 건설업체에서 일하다 지난 2000년 계약직으로 입사했지만 현재 정규 전문직으로 근무 중이다.

“서비스업체의 업무 특성이기도 하지만 여성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문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요. 저 역시 사내 교육을 통해 CS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회의 및 업무를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며 워킹맘에 대한 이해가 높은 덕분에 임신율도 높고, 타 회사에선 문패만 달고 있는 수유실도 이 회사에서는 이용률이 상당히 높다. 이곳 여직원들은 승진 심사에서 남성과 경쟁할 경우 느끼는 은근한 ‘불안함’이 없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대리 승진 심사 대상자 5명 중 남성은 단 1명이었다.

한편 여직원 비율은 높지 않지만 적극적인 채용과 지원으로 ‘친여성적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기업도 눈길을 끈다.

여직원 비율 35%의 ㈜팬택은 여성채용할당제 및 가족 친화적 복지제도 운용을 통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만족도까지 높여가고 있다. 심정미(34) 대리는 “최근 여성 직원이 많아지면서 여성이라서 불리한 점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며 “반드시 여성이 많지 않아도 기업에서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힘쓴다면 이것이 곧 친여성적인 기업문화”라고 말했다.

김정자 호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여성 인재의 발굴과 지원”이라며 “단순히 여성 채용 비율을 높이는 것보다 이들이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의 꾸준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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