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계열사 실적 개선 땐 ‘감성의 리더십’ 극찬
정도 경영으로 그룹 사수 의지를 ‘눈물 경영’으로 깎아내려

“눈물 경영 말고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새로 내놓을 것이 있는가” <M 경제지>

“KCC 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동정여론’으로 승기를 잡은 현 회장이 이번에도 여론에 ‘읍소’하는 작전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 <S 신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이메일을 통해 밝힌 ‘경영권 사수 의지’를 두고 일부 언론이  ‘눈물 경영’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정도경영’의지를 ‘눈물’로 매도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 회장은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께’란 글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은 엄청난 손실이며 기업, 국가, 국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며 ‘현대그룹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 회장은 글에서 ▲주식거래가 오너 정 의원의 의견으로 결정된 점 ▲고가 주식 매수로 외국인에게 1000억 원대의 차익을 남겨준 점 등을 거론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주식 매입이 ‘투명경영과 기업윤리’에 위배된 행위임을 강조했다.

특히 “정씨 직계자손에 의해서만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사고로 어떻게 정치 지도자가 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부장적 통념에 근거한 승계구조를 꼬집었다. 이어 현 회장은 “현대그룹의 윤리경영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 만큼 기업의 이익을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쓰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는 현 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주장해 온 ‘윤리·정도 경영’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여성 언론인은 “최근 현 회장의 메일을 두고 일각에서 ‘경영능력 부재’를 ‘눈물경영’으로 대신하려는 것이라고 폄하하지만 현 회장은 어려움과 맞닥뜨렸을 때 원칙에 입각해 정면돌파를 선택해 온 기업인”이라고 평가하며 “이같은 여성 비하적 시선은 여성 기업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 회장은 지난해 대북사업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도 사내 메일을 통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면서 한편으로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경질하고, 대북관광사업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등 강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취임 후 현대아산을 비롯해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현대경제연구원 등 6개 계열사 모두 지난해 적자 탈출에 성공해 대내외적으로 성공 기업인으로 인정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다시 ‘경영능력’을 운운하는 일부 언론에 여성경제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한 여성 CEO는 “평소 임직원 자녀 수능일까지 챙기는 현 회장의 감성경영은 미래 지향적 리더십”이라며 “최근까지도 현 회장의 감성경영을 본받자던 사람들이 지금 능력이 아닌 감성으로 승부하려 한다며 매도하는 것은 ‘기업인’이 아닌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꼬집었다.

주부에서 남편 사후 홀로서기를 통해 대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현 회장은 여성기업인들에겐 하나의 역할모델이다. 때문에 여성 경제인들은 현 회장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정도경영’의 방식대로 경영권 분쟁에 대처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정씨만의 현대’를 고집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의 후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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