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여성 리더십의 산실”

“보육과 가사노동 때문에 여성이 지도자가 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학과 사회가 여성의 능력과 리더십을 키워주기 위해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미 아이비리그(Ivy League·동부의 8개 명문대학) 최초 흑인여성 총장인 루스 시몬스(61) 브라운대 총장이 9일 첫 방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아이비리그 대학 8곳 중 3곳이 여성 총장이고, 2004년에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첫 여성 총장이 탄생했다”며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는 여성 교육계의 약진이 낳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10일 열린 이화여대 창립 120주년 기념 ‘제6회 김옥길 기념강좌’ 기조연설을 위해 첫 방한한 시몬스 총장은 이날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글로벌 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글로벌 리더’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서 “미국이 세계 지식의 최전선은 아니며, 어느 분야에선 한국이, 또는 중국이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서는 세계 학문의 발전 정도를 수용하고 배울 수 있도록 교수와 학생 간 국제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몬스 총장은 ‘가난’과 ‘흑인’ ‘여성’이라는 악조건에서도 하버드대에서 문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 명문대학 총장에 선출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2001년 브라운대 총장 취임 당시 미국에서 ‘교육이 이뤄낸 인간 승리’로 화제를 모은 그는 미 아이비리그 가운데 최초의 흑인 총장이자 두 번째 여성 총장이기도 하다.

95년부터 6년간 미 스미스 칼리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이화여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여자대학에 공과대학을 설립했으며 지난 2002년 이화여대로부터 명예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